민병철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이하 어피니티) 한국총괄대표가 퇴사한다. 민 대표는 약 20년 간 어피니티에 몸담아 왔는데, 최근 롯데렌탈 인수 작업이 차질을 빚자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민 대표는 최근 회사에 퇴직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어피니티 관계자는 “민 대표는 현재 휴가 중”이라는 입장만 내놨다.

IB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민 대표는 최근 방한한 K.Y.탕 어피니티 회장으로부터 문책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렌탈 인수 건의 마무리가 매끄럽지 못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앞서 지난 1월 26일 공정위는 롯데렌탈과 SK렌터카의 기업결합을 불허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롯데렌탈은 국내 렌터카 시장 1위 사업자이며, SK렌터카는 2위 업체로 어피니티가 최대주주다.

이에 롯데그룹은 공정위 결정에 어떻게 대응할지를 놓고 내부적으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담당 로펌이었던 법무법인 태평양 대신 세종 공정거래 그룹을 선임해 대응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롯데와 어피니티가 신주 발행 등을 추진하며 거래를 지연시킨 끝에 결국 이런 결과를 맞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롯데렌탈은 지난해 2월 말 호텔롯데·부산롯데호텔이 보유한 경영권 지분 56%가량을 어피니티에 넘기는 계약과 함께, 어피니티 측 특수목적법인(SPC)을 상대로 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동시에 추진했다.

그러자 일반주주들 사이에서 “경영권 지분은 비싸게 넘기면서 신주는 지나치게 낮은 가격에 발행한다”는 반발이 커지자 유증 계획을 전면 중단했고, 그사이 정권과 공정거래위원장이 모두 바뀌면서 기업결합 심사 기류도 한층 보수적으로 돌아섰다는 것이다.

롯데그룹은 일단 어피니티와 함께 공정위에 이의신청을 하면서 시정 방안을 제출하는 카드를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이 때문에 어피니티가 이미 인수한 SK렌터카를 매각하고 1위 사업자인 롯데렌탈 인수를 완료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으나, 이 역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게 IB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 사모펀드(PE) 고위 관계자는 “어피니티는 이미 SK렌터카를 상당히 높은 가격에 인수한 상태”라며 “지금 시장에 매물로 내놓더라도 잠재적 원매자들은 어피니티가 처한 상황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가격을 크게 낮춰 부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정도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서둘러 매각에 나설 경우, 어피니티 펀드 출자자(LP)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했다.

롯데그룹 내부에서도 어피니티 대신 다른 원매자를 찾아보자는 여론이 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어피니티가 제시한 가격이 워낙 높아, 그 정도 몸값에 롯데렌탈을 사줄 원매자를 찾긴 쉽지 않다는 부정적인 전망도 함께 나오고 있다.

한편 어피니티는 당분간 김형준·김의철 파트너가 이끌 것으로 보인다. 어피니티 관계자는 “모든 프로젝트와 현안을 차질 없이 운영하고 있다”며 “롯데렌탈 건도 투자심의위원회와 논의하며 정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어 사업 연속성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