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보고서 제출 시즌을 맞아 보고서 제출 지연이나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기업들이 잇따라 관리·투자주의환기종목으로 지정되고 있다. 이에 따라 코스닥150 등 벤치마크 지수 구성 종목에 공백이 생기자, 신규 편입 종목들이 이 자리를 채우며 뜻밖의 수혜를 입고 있다.

벤치마크 지수에 편입되면 해당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자금이 비중에 맞춰 유입돼 주가 상승의 동력이 된다. 특히 이달 코스닥150지수를 추종하는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도 출시되면서 유입되는 자금 규모가 확대됐고, 지수 편입 효과가 더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러스트=챗 GPT 달리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조선 기자재 기업 현대힘스와 인공지능(AI) 음성기술 전문기업 셀바스AI는 각각 오는 26일과 27일 코스닥150 및 관련 지수 2개에 신규 편입될 예정이다.

이는 산업용 모터 전문기업 하이젠알앤엠과 스마트폰 부품 업체 유티아이가 투자주의환기종목으로 지정되며 지수에서 빠졌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20일엔 같은 이유로 심혈관계 신약 기업 메지온이 코스닥150에서 빠지고, 세포 분석 공정 자동화 장비 기업인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가 새로 편입됐다.

현행 규정상 코스닥150 구성 종목은 일정 요건을 충족하더라도, 관리·환기·정리매매 종목에 지정되면 심사 대상에서 제외된다. 하이젠알앤엠은 외부감사에서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해 비적정 의견을, 유티아이는 5개 사업연도 연속 영업손실이 발생했다는 이유로 각각 지난 23일과 24일 투자주의환기종목으로 지정됐다. 향후 이러한 사례가 또 나온다면, 지수 수시 변경이 추가로 진행될 수 있다.

셀바스AI는 지난 13일 신규 상장 특례 편입 요건을 충족한 에임드바이오가 지수에 편입되면서 코스닥150지수에서 제외됐지만, 유티아이의 편출로 약 2주 만에 다시 편입됐다. 셀바스AI의 예상 리밸런싱(재조정) 매수 수요는 약 162억원으로, 편입 발표 전 한 달(2월 24일~3월 23일) 일평균 거래대금의 2.7배 수준이다.

지수 편입 종목은 통상 발표 전후 단기적인 주가 상승세가 나타났다. 앞서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 주가는 관련 발표 직후 이틀간(17~18일) 55% 급등했다. 당시 영국 파이낸셜타임즈 스톡익스체인지(FTSE) 지수 편입 기대감까지 더해지며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가 386억원, 255억원씩 순매수한 영향이 컸다.

현대힘스 역시 23일 지수 편입 발표 이후 전날까지 주가가 24% 상승했다. 이 기간 외국인과 기관이 38억원, 14억원씩 순매수했고, 개인이 50억원 규모로 순매도했다. 현대힘스의 리밸런싱 수요는 발표 전 한 달 일평균 거래대금(73억원)의 2.5배 수준인 180억원으로 추정된다.

반면 지수에서 빠진 종목들은 기관 자금 이탈로 약세를 보였다. 지난해 3월 HLB생명과학은 편출 발표 이후 6거래일 연속 160억원 규모의 기관 매도세가 이어지며 주가가 23% 급락하기도 했다.

ETF 시장 확대 등의 영향으로 지수 편입 자체가 하나의 큰 단기 이벤트가 되고 있다는 평가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ETF의 성장으로 코스닥150 추종 자금이 14조7000억원 수준까지 늘었다”며 “코스닥 수급을 견인하는 주요 주체”라고 말했다.

이어 고 연구원은 “(코스닥150) 편입 종목의 수급 효과와 비편입 종목에 대한 액티브 전략을 구분해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