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에 대한 우려로 국내 금융시장이 출렁인 23일, 이재명 대통령이 차기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로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통화경제국장을 지명한 것도 주식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신현송 후보자가 긴축적인 통화 정책을 선호하는 매파적 인사라는 해석이 나오면서 그동안 증시를 끌어올린 풍부한 유동성 환경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은 것이다.

그동안 신 후보가 내놓은 발언과 연구에 따르면 그는 ‘인플레이션 파이터’로서 중앙은행의 선제적인 방어와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했다. 게다가 신 후보자는 2000년대 중반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견한 것으로 유명하다. 과도한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이 금융 건전성을 해치고 금융위기를 촉발할 수 있다는 경고였다. 시장 참여자들이 새로운 한은 총재 후보자를 ‘매파적’ 인사로 해석할 여지는 다분하다.

신현송 신임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지난 2024년 한국은행에서 열린 국제 콘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하는 모습./뉴스1

하지만 신 후보자의 성향을 곧바로 통화정책 경로 변화로 해석해서는 곤란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오히려 전문가들은 신임 총재가 높은 전문성과 경력을 바탕으로 데이터에 기반한 정책을 펼 가능성이 높다고 기대하고 있다.

이런 기대에는 몇 가지 근거도 있다. 신 후보자는 통화정책 결정에서 물가 뿐 아니라 수요와 기대 인플레이션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물가 상승이 수요 증가에 기반한 것인지, 국제 유가 상승과 같은 일시적인 외부 충격에 의한 것인지 구분해 선별적인 통화정책에 나설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달 있었던 BIS 간담회에서는 최근 상황에 대해 보다 직접적인 힌트를 제공했다. 이론적으로 공급 충격이 일시적이면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으로 대응하지 않고 그 영향을 지켜보는 것이 교과서 사례라고 언급한 것이다.

통화정책의 중요한 목표 중 하나로 금융안정을 강조하지만 반드시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금융 불안을 유발한다는 시각을 가진 것도 아니다.

13년 전 발표된 논문이긴 하지만 신 후보자가 김세직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과 함께 2013년 우리나라 전세 제도를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분석한 사례가 흥미롭다.

신 후보자와 김 원장은 논문에서 전세를 ‘단순 임대’가 아니라 ‘주택을 담보로 한 환매조건부 대출 계약(housing repo)’로 해석하면서 담보(주택)와 사용권(거주권)이 결합된 효율적인 계약 구조가 자본 비용을 줄이고 가계와 기업의 투자를 촉진해 경제 성장의 기반이 됐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