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훈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은 금융사들의 전산사고 대부분이 기본적인 내부통제가 미흡해 발생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그는 향후 동일한 사고가 재발한다면 확실한 금전적인 페널티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세훈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이 지난해 12월 2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서 금융소비자보호 개선 로드맵 발표 및 금감원 조직개편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금감원은 지난 20일 제1차 소비자위험대응협의회를 개최하고 금융 소비자와 관련된 주요 위험 요인을 점검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최근 중동 전쟁 등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소비자 측면에서의 상품 판매와 민생범죄 등 위험 요인을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협의회는 최근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며 한국거래소 및 일부 증권사와 은행 전산 시스템에서 과부하 또는 오류가 잇달아 발생한 점을 꼬집었다. 앞서 지난 5일 한국투자증권의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에서 계좌잔고 서비스 오류가 발생했고, 9일에는 한국거래소에서 원유선물 종목 처리에 오류가 생겨 거래 주문이 일시 중단됐다.

이세훈 수석부원장은 이날 협의회 관련 브리핑에서 “금융사들의 전산사고 원인을 진단하면 기본적인 관리 소홀로 발생한 경우들이 굉장히 많았다”며 “앞으로 이러한 사고들은 금전적인 측면에서 확실한 페널티를 부과해 초기 정보통신(IT) 투자에 더 신경 쓸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원장은 “기존엔 다수의 전산사고를 병합하면 과태료를 법정 상한의 10배로 제한하는 등 감경 규정이 적용됐지만, 앞으로는 관리 부실로 인한 사고로 판단되면 감경을 최소화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또 금감원은 24시간 금융사고 접수 센터에서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운영하고, 중대 금융사고 발생 시 즉각 현장 검사와 연계하도록 조치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증권사 거래 시스템(HTS·MTS)과 은행 환전 시스템 등 금융사 전산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회사별 자체 점검을 지시했다.

증권사 신용융자 등 ‘빚투’(빚내서 투자) 규모가 최근 크게 증가한 것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협의회는 증권사가 담보유지비율·반대매매 방식 등 신용거래의 핵심 위험을 소비자에게 충실히 설명하도록 지도하면서, 위험 요인이 확산할 것으로 우려되면 즉각 소비자 경보를 발령하도록 했다.

이 수석부원장은 “증권사 신용융자 위주로 보되 중소 금융권의 스탁론(연계신용), 은행의 마이너스 통장 대출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대응하려 한다”고 말했다.

특히 증시로의 ‘머니무브’(자금 이동)가 가속화하면서 고위험상품에 대한 불완전 판매 등이 늘어날 수 있어, 소비자 피해가 우려되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아울러 금감원은 종합투자계좌(IMA) 판매 과정상 불완전 판매 가능성이 없는지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

IMA는 고객 예탁금을 모아 일정 비율을 국내 모험자본에 공급하는 원금 지급 의무형 상품이다. 최근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에 이어 NH투자증권이 8조원 이상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로 인가되며 IMA 상품 출시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수석부원장은 “최근 IMA 등 신규 라이선스 인가 이후 관련 사업 확장을 위한 움직임들이 감지됐고, 그 과정에서 소비자 피해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들이 제기됐다”고 했다.

이어 그는 “IMA에서도 ‘제2의 홍콩 주가연계증권(ELS)’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불완전 판매 징후 등을 점검하고 있다”며 “실제 그러한 상황이 발생한다면 후속 조치를 즉각적으로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