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장차 전문기업 오텍이 부채비율 9700%에 달하는 자회사 씨알케이의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해 또다시 대규모 자금 투입에 나섰다. 자회사의 경영 정상화를 위한 조치이나, 시장에서는 모회사의 재무적 부담 가중과 주주들의 지분 희석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2대 주주인 에코리드는 오는 27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이사회 독립성 확보와 주주 환원 정책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회사 측은 “중장기적인 도약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며 “이번에 확보한 재원을 통해 재무 구조를 개선하고 본질적인 수익성을 끌어올리며, 다각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모색해가겠다”고 밝혔다.

오텍 CI./ 오텍 제공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오텍은 지난 5일 비상장 자회사 씨알케이 유상증자에 참여해 주식 310만3200주(지분율 10.99%)를 155억1600만원에 취득했다. 오텍 이번 출자로 씨알케이의 지분 86.1%를 보유하게 됐다.

이번 출자는 씨알케이의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한 조치다. 씨알케이의 2025년 기준 부채 총계는 1259억원, 자본 총계는 13억원으로 부채 비율은 9700%에 달한다. 통상 부채 비율이 200%를 넘으면 재무 부담이 크다고 평가된다. 수익성도 악화됐다. 2024년 11억원이었던 당기순손실은 지난해 198억원까지 확대됐다.

자금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통해 조달했다. 총 200억원을 모집했지만, 공모 청약률이 77.58%에 그쳐 155억원을 모았다. BW는 신주를 인수할 권리가 붙은 채권이다. 앞서 지난해 7월에는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 133억원을 조달해 이 중 70억원을 씨알케이 지원에 사용했다.

◇유상증자·BW 발행 통한 자금 조달…적자 자회사로

시장에서는 잇따른 자금 조달을 두고 모회사 주주들의 지분 가치가 크게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앞선 유상증자로 발행된 신주는 850만주로, 당시 발행주식총수(1539만1605주)의 55%에 달한다. 이번 BW 발행으로 향후 발행 가능한 주식 수도 1063만2642주로, 기존 발행주식수의 44.5% 수준이다.

또 다른 리스크는 지급 보증이다. 씨알케이가 경영난으로 채무를 상환하지 못할 경우 오텍이 대신 부담해야 한다. 오텍은 씨알케이에 약 428억원, 씨알케이 특수목적법인(SPC)에 약 56억원의 지급 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오텍의 유동자산(4116억원)과 자본(1442억원)을 감안하면 즉각적인 부담은 제한적이지만, 잠재적 우발 채무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자회사에 대한 반복적인 지원이 이어지면서 지배 구조 전반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도 제기되는 분위기다. 씨알케이의 지배 구조 정점에 오텍과 강성희 회장이 위치한 구조적 특성상, 회사 차원의 자금 투입이 결과적으로 대주주의 경영권 방어나 개인적 손실 보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금융투자 업계 전문가는 “오텍이 씨알케이 지분 70% 이상을 보유하고 있어 자회사 손실 방어 차원에서 지원에 나설 수 있다”면서도 “강 회장도 씨알케이 지분을 보유한 만큼 이해상충 가능성도 제기된다”고 말했다. 현재 강 회장의 씨알케이 지분율은 13.9%다.

다만 회사 측은 “씨알케이에 대한 자금 지원은 단순한 재무적 수혈이 아니라, 그룹 차원의 핵심 사업 경쟁력 강화와 ‘미래 산업 구조 최적화’를 위한 전략적 투자의 일환”이라며 “특히 씨알케이에 대한 지원은 특정 주주의 이해관계와 무관하게 회사의 본질적 가치 향상을 위한 대의적 차원에서 투명한 의사 결정을 통해 이루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래픽=정서희

특히 오텍 스스로도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는 점에서 자회사 지원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오텍의 2025년 연결 기준 매출액은 8521억원으로, 전년(9092억원) 대비 6.28%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 손실은 23억원으로, 전년(148억원) 대비 손실이 줄었지만, 여전히 손실 구간이다.

자회사 지원이 반복되는 동안 주가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2021년 1만9000원을 웃돌던 주가는 18일 1791원까지 내려왔다. 코로나19 특수로 당시 주가가 평시 대비 높았던 점을 감안하더라도 하락 폭이 크다는 평가다.

◇2대 주주, 주주 제안으로 “이사회 구성 투명해야”

오텍의 2대 주주인 에코리드는 오는 27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 제안을 한 상태다. 오텍은 주총에서 사내·외 이사 선임의 건, 감사 선임의 건, 이사·감사 보수 한도 승인의 건, 자기주식보유처분계획 승인의 건을 다룰 예정이다.

에코리드는 주주 제안을 통해 ▲사외이사 독립성 및 이사회 견제 기능 강화 ▲대표이사의 자회사 겸직에 대한 관리 기준 수립 및 공개 ▲대표이사 보수 산정 기준의 성과 연동 및 상한 원칙 명문화 ▲중장기 주주 환원 정책 수립 ▲자사주 소각 정책 검토 및 실행 계획 수립 등을 요구했다. 특히 최근 사외이사 후보가 변경된 건을 두고 “이사회 구성과 관련해 신중하고 투명한 절차를 통해 후보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에코리드는 “오텍이 구급차 등 특장차와 냉동·냉장 장비 분야에서 기술력을 갖춘 기업임에도 최근 몇 년간 시장에서 기업 가치를 충분히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며 “오텍의 장기적인 기업 가치 제고와 상장 회사로서의 합리적인 지배 구조 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주주 제안을 제출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