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 3월 19일 15시 57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주방용품 1위 크린랩의 경영권 매각 거래가 지연되고 있다. 지난해 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사모펀드(PEF) 운용사 포인터스프라이빗에쿼티(PE)·이상파트너스 컨소시엄이 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으면서다. 이번 딜에 활용할 블라인드 펀드가 없는 데다 짧은 업력, 즉 제한적인 딜 경험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포인터스PE·이상파트너스 컨소시엄은 크린랩 경영권 인수를 추진 중이나 금융기관 등 출자자(LP) 모집이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초 약 800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 계획을 수립하고 펀드레이징에 착수했으나, 투자자 확정이 지연되며 전체 일정도 늦어지는 분위기다.

포인터스PE·이상파트너스 컨소시엄은 장남 전기영 씨 보유 지분 일부와 정부 지분을 포함해 경영권을 확보하는 구조로 거래를 설계했다. 양측은 주요 조건이 담긴 합의서(텀시트)를 체결하고 실사까지 마친 상태다. 다만 자금 조달이 지연되면서 거래 종결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이번 펀딩 난항에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금리 부담과 투자심리 위축으로 중소·중견기업 바이아웃 딜에 대한 LP들의 선별적 투자 기조가 강화된 점이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프로젝트 펀드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구조가 투자자 입장에서는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포인터스PE가 비교적 최근 설립된 신생 운용사라는 점도 변수다. 포인터스PE는 2023년 말 업무집행사원(GP) 등록을 마치고 지난해 초 주요 운용 인력을 충원한 신생사다. 사실상 이번 크린랩 인수가 첫 바이아웃 딜인 셈이다. 공동 GP로 참여한 이상파트너스는 2016년 설립 이후 코스닥 상장사 세경하이테크, 공장 자동화 솔루션 기업 카이스 등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을 중심으로 트랙레코드를 쌓아왔다.

이에 따라 크린랩 딜 클로징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거래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출자자들이 신생 운용사에 대해 과거보다 더 보수적인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며 “특히 프로젝트 펀드는 운용사의 딜 경험과 신뢰도가 중요한 만큼 투자자 설득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1981년 설립된 크린랩은 주방용 비닐랩과 고무장갑 등으로 잘 알려진 업계 1위 생활용품 기업이다. 2020년 창업주 고 전병수 회장 별세 이후 형제 간 경영권 분쟁이 불거지며 경영에 차질을 빚었고, 당시 기업회생 절차까지 신청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후 장남의 경영권을 인정하는 취지의 법원 판결이 나오며 현재는 정상화 단계에 접어든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