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 3월 19일 13시 15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코스닥 상장사 나우로보틱스가 상장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자회사 인수로 인한 재무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 사업 확장을 목표로 비상장사 한양로보틱스를 인수했는데, 대여금 명목으로 자금이 연이어 빠져나가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19일 투자은행(IB) 및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나우로보틱스는 지난 17일 한양로보틱스의 단기차입금 상환대금 지원 명목으로 80억원의 금전 대여를 결정했다. 앞서 운영자금으로 대여한 50억원을 포함하면 총 대여금이 130억원에 달한다. 자기자본(240억원)의 절반이 넘는 수준이다.
나우로보틱스는 지난 1월 한양로보틱스 지분 96.37%를 약 75억원에 인수했다. 지난해 5월 기술특례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지 6개월 만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것이다.
인수 배경에는 한양로보틱스가 보유한 5000평 규모의 생산 시설이 있다. 대규모 생산 시설을 확보해 수주 대응 능력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나우로보틱스는 지난 2월부터 한양로보틱스와 영업, 생산, 기술개발(R&D) 등 분야에서 통합 운영 체제를 마련하고 사업 확장에 나섰다. 추후에는 합병까지 계획 중이다.
하지만 재무 부담이 계속 발목을 잡고 있다. 한양로보틱스는 2024년 말 기준 결손금이 204억원, 자본 총계는 마이너스(-) 184억원이다.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기업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빚을 떠안게 됐다.
주주들이 우려하는 부분은 기술특례로 상장한 나우로보틱스가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한 상황에서 먼저 인수합병(M&A)부터 나섰다는 점이다. 그동안 기술특례 상장 기업 중 제대로 된 성과를 낸 기업이 드문 상황에서 자칫 잘못하면 자금 조달만 반복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는 것이다. 나우로보틱스는 지난해 매출액 120억원, 영업적자 8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기준 현금성 자산은 52억원에 불과했다.
나우로보틱스는 상장 약 6개월만인 지난 1월, 대규모 자금을 조달했다. 33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해 시설 자금과 한양로보틱스 인수 대금, 대여금 등을 마련했다.
자본시장업계 한 관계자는 “인수 대금 전액과 대여금을 CB로 조달한 전형적인 ‘빚투’식 합병이었던 만큼 추가적인 대여금 투입은 회사에 부담이 될 것”이라며 “올해 성과를 보이지 못한다면, 또다시 자금 조달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주주들 사이에서 제기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부 주주는 두 회사 사이의 관계를 의심하고 있다. 이종주 나우로보틱스 대표는 과거 한양로보틱스에서 12년간 직원으로 근무한 바 있다. 인수 결정 과정에 개인적인 인연이 작용한 것 아니냐고 보는 시선이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나우로보틱스가 당장 시설을 확충해야 할 정도로 생산 능력이 급하게 필요했던 상황은 아닌 것으로 안다”면서 “인천에 2공장 건설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자체적인 생산 능력 확대도 추진 중인데, 급하게 한양로보틱스를 인수한 별다른 이유를 찾기 어려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나우로보틱스 측은 “한양로보틱스 채권자들이 나우로보틱스와 합병 전까지는 만기 연장이 어렵다고 밝혀 급하게 자금을 빌려주게 됐다”며 “회사 성장에 필요한 자금은 이미 CB로 조달했고 가용 가능한 현금을 대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주도 늘고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입장이다. 한국후꼬꾸와 37억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맺었으며, 글로벌 기업과의 대형 수주 계약도 준비 중인 상황이라는 것이다. 나우로보틱스는 상장 당시 올해 추정 매출액 241억원, 영업이익 13억원으로 흑자 전환을 자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