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 진바이오텍이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이사회 권한을 확대하는 정관 변경을 대거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경영 참여를 선언한 2대주주 김성호 리뉴메디칼 대표와의 분쟁이 격화한 가운데, 경영권 안정에 무게를 둔 안건을 이번 주총에 다수 상정했기 때문이다. 진바이오텍은 앞서 2대주주인 김 대표가 제출한 주주제안 상당수도 수용을 거부하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 이사 수 제한·책임 감경 등 정관 신설… 이사회 힘 싣기 논란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진바이오텍은 오는 26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정관 변경, 이사·감사 보수 한도액 승인, 주주 제안으로 올라온 자사주 취득 및 중간배당 실시 등의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진바이오텍 로고. /진바이오텍 제공

정관 변경 안건 중 이사회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에 대해서는 시장의 평가가 엇갈린다. 이번 변경안에는 최근 상법 개정안을 반영한 정비 내용과 함께, 중간배당 결정권을 주주총회에서 이사회로 이관하는 등 의사결정 효율성을 높이는 조항들이 포함됐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조치가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측면이 있는 반면, 주주총회를 통한 일반 주주의 직접적인 권한 행사를 제한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기존 진바이오텍의 정관상 이사 수는 제한이 없었지만, 상한도 정했다. 이사 수를 기존 ‘3명 이상’에서 ‘3명 이상 5명 이내’로 제한하고 사외이사 비율을 ‘이사 총수의 4분의 1 이상’에서 ‘3분의 1 이상’으로 조정한 것이다. 현재 진바이오텍의 이사는 4명으로, 그중 3명의 임기가 내년 3월 말 만료된다.

회사 측은 변경 목적으로 ‘이사회 운영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규모 조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이러한 안건이 올라온 점을 감안하면, 향후 2대주주 측의 인사가 이사회에 진입하기 어렵게 하기 위한 장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진바이오텍은 지난해에 이어 이달 초 의결권 권유 대행업체를 선임하기도 했다.

이밖에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한 손해가 아닌 한 이사의 책임을 최근 1년 보수액의 6배를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 면제한다는 내용을 신설하고, 전략적 제휴·인수합병(M&A)·사업 구조의 개편·시설 투자 등 회사의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자사주를 보유 및 처분할 수 있다는 내용도 새로 추가했다.

◇ 5년 만에 배당하지만… 코스닥 평균 밑도는 배당률

배당 규모를 둘러싼 주주들의 불만도 있다. 진바이오텍은 2022년부터 2025년까지 정기 주총에서 4년 연속 배당을 실시하지 않다가 올해는 주당 50원의 현금 배당을 실시하기로 했다. 현재 주가 대비 배당금 지급 정도를 나타내는 시가배당률은 1.25% 수준으로, 지난해 배당을 한 코스닥 상장사의 평균 시가배당률이 2.53%인 것과 비교하면 저조한 편이다.

진바이오텍의 지난해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24% 증가한 38억원, 영업이익은 2% 늘어난 39억원이다. 단기금융상품과 현금 및 현금성 자산도 250억원에 달해 현금 여력 대비 배당 규모가 부족하다는 평가다.

진바이오텍이 오는 26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 상정한 정관 변경 안건 일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캡처

2대주주 측은 “창업자이자 최대 주주인 이찬호 대표가 이번에 수령하는 배당금은 1억2000만원 규모”라며 “(이 대표는) 회사의 100% 자회사인 다원케미칼의 대표도 겸임하고 있어 다른 주주보다 배당 수령액이 훨씬 많은데, 경영권만 유지하면서 고액 연봉을 챙기는 등 주가 및 주주 가치 제고를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2000년 설립된 사료 및 동물 약품 전문기업 진바이오텍은 지난해 국내 증시에서 개인 ‘큰손’으로 활동하던 김성호 대표가 지분을 늘리기 시작하면서 경영권 분쟁을 겪어왔다. 2대주주가 된 김 대표는 경영 참여를 선언한 후 리뉴메디칼의 우회 상장 여부 등을 논의했으나 회사와의 이견으로 추진이 어려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지난 1월 말 김 대표는 자사주 매입 및 소각, 중간배당 도입 및 배당 정책 명문화, 경영 정보 공개 확대, M&A 검토 절차 마련 등을 요구하는 주주 제안을 보냈다. 하지만 진바이오텍은 해당 제안에서 자사주 취득과 중간배당 사안만 수용했다. 나머지에 대해선 회사가 이미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고, ‘회사가 실현할 수 없는 사항’에 해당한다며 안건 상정을 거절했다.

◇ 2대주주 “임시 주총에서 신임 이사 선임 추진 등으로 대응”

2대주주 측은 향후 임시 주총 소집을 통한 신규 이사 선임, 회계장부 열람 등사, 백기사(우호 세력) 확보 등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2대주주 측 관계자는 “임시 주총을 소집해 경쟁사 출신 이사를 진바이오텍 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라며 “회계장부 열람 등사를 통해 대표이사의 급여 및 업무 추진비를 파악하고, 과도한 업무 추진비를 사용했다면 책임을 추궁할 것”이라고 말했다.

2대주주 측은 지분 매입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지난 16일 김성호 대표는 진바이오텍의 지분율을 기존 12.97%에서 13.99%로 확대했다. 이찬호 대표를 포함한 특수관계인 지분이 28.64%로 차이가 있지만, 백기사 확보를 통해 지분율 차이를 보완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진바이오텍은 이번 정기 주총에 상정된 정관 변경 등의 안건에 대해 “경영 효율화 정책 때문이지 경영권 방어 차원이 아니다”며 “2대주주 측에선 그간 이사 선임에 대한 요구가 없었고, 중간배당 역시 절차 개선 차원에서 이사회 결의로 바꾼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오는 26일 주총에서 주주가치 제고 계획을 포함해 주주들에게 모두 말씀드릴 계획으로, 회사는 주주가치 제고가 당연히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