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6’ 이후 로봇 산업에 대한 기대감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국내 로봇 테마주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현재 주가가 실적 대비 과도한 ‘미래 가치 프리미엄’을 선반영하고 있다며, 실체가 불분명한 종목에 대한 무분별한 추격 매수를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6' 개막을 하루 앞둔 지난 1월 5일(현지 시각)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시제품이 손인사하고 있는 모습. /공동취재단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초(1월 2일) 2만6275원이었던 ‘KODEX 로봇 액티브 ETF’는 전날 3만3150원으로 26.16% 올랐다. 해당 ETF는 삼성전자, 레인보우로보틱스, 로보티즈, 현대오토에버, 두산로보틱스, 에스피지 등 국내 로봇 산업 기업들을 담고 있다. 같은 기간 현대차(76%), 현대오토에버(28%), 레인보우로보틱스(52%), 에스피지(34%), 휴림로봇(92%) 등이 급등했다.

‘CES 2026’ 이후 로봇 상용화 기대감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며 관련 종목들이 일제히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공개를 계기로 산업 현장에서 인간 노동을 대체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졌고, 여기에 테슬라가 2026년까지 휴머노이드 ‘옵티머스’를 양산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투자 심리가 더욱 자극됐다. 완성 로봇 기업뿐 아니라 액추에이터 등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기업들로까지 매수세가 확산됐다.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유입 역시 주가 상승을 뒷받침한 요인으로 꼽힌다. 한 연구원은 “국내 ETF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패시브 ETF가 시가총액이 큰 기업을 지속적으로 편입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미 높아진 기업 가치가 추가로 프리미엄 구간으로 이동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일부 로봇주의 밸류에이션(기업 가치)이 과도하게 높아 ‘프리미엄’ 국면에 진입했다고 경고한다. 현대차처럼 기존 사업을 영위하면서 로봇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기업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평가가 가능하지만, 적자가 지속되는 기업까지 단순 성장 기대만으로 급등한 점은 분명한 부담 요인이라는 설명이다.

현재 성장 초기 단계에 있는 로봇 산업은 기업 가치 평가 지표로 주가매출비율(PSR)을 주로 활용한다. PSR은 시가총액을 매출액으로 나눈 비율이다. 통상 주가순이익비율(PER)이 기업 가치 측정 지표로 사용되지만, 이익이 본격화되지 않은 초기 단계에서는 외형 성장성을 반영할 수 있는 PSR이 활용된다. 다만 이익 체력이 확인되지 않은 만큼 변동성이 크다는 점에는 유의해야 한다.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모습. /테슬라 X 갈무리

실제 주요 종목들의 PSR은 높은 수준이다. 휴머노이드 기업인 코스닥 상장사 레인보우로보틱스는 PSR 451배, PER이 7180배에 달한다. 로봇 액추에이터 제조사 로보티즈 역시 PSR이 100배를 웃돈다. 로봇 부품사인 에스피지(PSR 8배)와 휴림로봇(PSR 7배)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이익 대비 주가 수준은 각각 200배, 500배를 넘으며 높은 수준이다.

글로벌 대표 기업들과 비교해도 국내 로봇주는 고평가 상태다. 글로벌 기업인 테슬라조차도 PSR이 15배, PER이 279.88배 수준이다. 전통적인 제조 기반의 현대차는 PSR 2.3배, PER 14.77배를 기록 중이다. 중국의 유비텍(UBTECH) 로보틱스가 PSR 35~45배 수준에서 거래되는 것과 비교해도 한국 시장의 프리미엄은 높다.

다만 전문가들은 높은 밸류에이션에도 불구하고 산업의 성장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는 “현재 프리미엄 구간인 것은 맞지만 성장 기업은 단순히 밸류에이션만으로 투자 여부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며 “기술력과 성장성이 높은 기업은 높은 밸류에도 투자 매력이 유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핵심은 기술력과 고객사라는 분석이다. 염 이사는 “휴머노이드, 액추에이터, 로봇 손 등에서 핵심 경쟁력을 확보한 기업만이 높은 밸류를 정당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로봇 분야 한 연구원은 “성장주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고객사 확보 여부”라며 “특히 엔비디아나 등 대기업에 납품하는 기업은 기술력과 매출 기반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점에서 향후 실적 가시성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 경우 향후 주가 흐름은 과거 2차전지 산업과 유사한 경로를 밟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산업에 정통한 연구원은 “초기에는 기대감으로 전반적인 상승이 나타나지만, 양산이 가시화되는 시점부터 기업별 주가 차별화가 본격화된다”며 “양산 계획과 실행력에 따라 현재 프리미엄 상태의 주가 역시 차별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