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 3월 18일 17시 40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중앙그룹이 재무 위기 해결을 위해 글로벌 크레딧 운용사 아레스매니지먼트로부터 3000억원을 대출받기로 한 가운데, 양측이 구체적인 조건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협상 막판에 진통을 겪고 있다.
아레스 측은 중앙그룹에 3000억원 전액을 즉시 사용하지 말고 일부를 남겨둘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앙그룹은 아레스로부터 자금 조달을 신속하게 마무리지어야 당장 눈앞에 만기가 닥친 전환사채(CB)를 상환하고 추가 자금 융통에 나설 수 있는 만큼, 가급적 이달 안에 본계약(SPA)을 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아레스 “담보 더 내놓고 3000억 다 쓰지 말라”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콘텐트리중앙은 아레스로부터 3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작년 9월부터 협상을 계속하고 있다. 텀싯(투자 계약의 기본 조건)에는 서로 사인했으나, 아레스 측 요구 조건이 계속 추가되면서 상호 간 합의점을 찾는 데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목표는 지난해 12월 말까지 투자금 납입을 완료하는 것이었다.
아레스 측이 제시한 새로운 조건은 담보를 추가로 제공하고, 이번 투자금 3000억원 중 일부는 유사시에 대비해 소진하지 말고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내용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같은 조건은 사모대출 시장에서 아주 이례적인 것은 아니다. 대주 입장에서는 손실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담보를 강화하거나, 차주가 일정 수준의 현금을 비상 자금으로 유지하도록 요구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아레스는 세계 최대 규모의 사모 크레딧 자산운용사 중 한 곳이다. 운용자산(AUM)이 6230억달러(약 930조원)에 육박한다.
이번 콘텐트리중앙에 대한 투자도 사모대출 형태로 이뤄진다. 기본적으로 아레스가 자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구조이지만, 향후 기업가치가 오를 경우 추가 수익이 가능하도록 소규모 워런트(정해진 조건에 따라 주식을 매입할 수 있는 권리)도 함께 확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출을 제공하면서도 가격 상승에 따른 일부 이익까지 기대할 수 있도록 장치를 붙인 것으로, 업계에서는 이를 에쿼티 킥커(equity kicker)라고 부른다.
이자는 연 15% 안팎으로 알려졌다. 만기는 2년이며 연장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담보로는 메가박스중앙, SLL중앙 등 자회사들의 지분이 제공된다.
콘텐트리중앙은 아레스로부터 3000억원을 조달해 기존 재무적투자자(FI)들의 투자금을 돌려줄 예정이다. 콘텐트리중앙은 지난 2021년 국내 사모펀드 JKL파트너스로부터 전환사채(CB) 형태로 약 1000억원을 투자받았는데, 만기가 오는 4월 30일 도래한다. 이자를 포함해 1180억원을 상환해야 한다.
중앙그룹은 JKL파트너스의 CB 투자금 외에도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의 SLL중앙 투자금 역시 상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프랙시스는 지난 2021년 SLL중앙 프리IPO에 참여해 약 3000억원을 투자했다. 중앙그룹은 그중 1300억원을 먼저 상환하고 잔금은 향후 갚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 외에도 제이앤PE가 콘텐츠 제작사 이매지너스에 투입한 500억원 역시 중앙그룹이 이번 자금 조달을 통해 상환할 돈이다.
◇ 휘닉스중앙 원매자는 다시 찾을 듯
중앙그룹은 아레스와의 협상을 이달 말까지 종료하길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투자사로부터 3000억원을 융통했다’는 사실 자체가 중앙그룹의 추가 자금 조달을 수월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 사태 이후 비우량채에 대한 투자심리가 나빠져 중앙그룹의 회사채 판매도 예전처럼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번에 아레스로부터 수천억원을 투자받는다면, 시장 참여자들에게 좋은 시그널로 비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콘텐트리중앙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은 작년 말 BBB-로 내려간 상태다.
중앙그룹은 이번 아레스로부터의 투자 유치가 마무리되는 대로 휘닉스중앙의 새 원매자를 찾아 협상을 재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서는 휘닉스중앙의 매각 및 메가박스중앙·롯데시네마 통합이 완료돼야 중앙그룹의 재무 위기가 해결될 수 있다고 본다.
휘닉스중앙은 오너 가족 회사 중앙리조트투자의 자회사다. 중앙리조트투자가 지분 80%를 갖고 있다.
중앙그룹 측은 지난해 말부터 휘닉스중앙을 매각하기 위해 한화그룹과 협상해 왔고 올해 1월 말 인수대금을 납입할 계획이었지만, 협상이 지연되다 현재는 사실상 결렬된 것으로 파악됐다. 중앙그룹 측에서 원하는 휘닉스중앙의 전체 기업가치(지분 가격 기준)는 약 2500억원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