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에스씨엠생명과학 관리종목 해제 오류를 계기로 공시 프로세스 개선에 나선다. 신속하고 정확한 공시 체계 구축을 위해 시장조치 협의체를 운영하는 등 실수 가능성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거래소는 늘어나는 공시 제출과 시장조치에 대응하고자 중요 공시 상호 검증 체계를 도입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하는 등 전반적인 공시 프로세스를 개선하겠다고 18일 밝혔다.
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코스닥시장 상장사 수가 1800곳을 웃돌면서, 공시 제출 및 시장 조치 건수가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12월 결산법인의 결산 관련 공시가 집중되는 3월에는 거래소 승인을 거쳐 표출되는 공시 건수가 연간 공시의 30%에 달한다.
먼저, 거래소는 단기 조치 차원에서 공시 담당 임원 주관으로 ‘시장조치 협의체’(가칭)를 즉시 운영한다. 협의체는 본부장보 1명, 부서장 1명, 팀장 6명으로 구성된다. 관리종목 지정 및 해제, 상장폐지 사유 발생 등 투자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큰 공시 사항은 이 협의체에서 면밀히 상호 교차 검증한 뒤 처리할 예정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특정 시기 및 특정 팀에 공시 제출이 집중돼 발생할 수 있는 처리 오류 가능성을 줄이고, 중요 사항 공시의 정확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중장기 차원의 조치도 제시했다. 기존 공시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검토해 리스크 요인을 파악하고, 필요한 경우 외부 용역을 거쳐 시스템 개편에 반영할 계획이다. 현재 개편 중인 차세대 상장·공시 시스템 등엔 AI 활용도를 높여 ‘휴먼 리스크’(human risk)를 최소화하기로 했다.
앞으로 관리종목·상장폐지 등과 같은 주요 시장조치를 판단할 때는, 제출된 증빙자료를 토대로 AI가 1차로 조치 여부를 판단하면 담당자가 확인 후 최종 조치하는 구조로 이뤄진다.
아울러 거래소는 최근 발생한 시장 조치 오류에 따라 제기되는 투자자 피해에 대한 보상 문제와 관련해 필요한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했다.
지난 16일 정규장 마감 후 거래소는 에스씨엠생명과학에 대해 관리종목 지정 해제 조치를 내렸다. 회사가 제출한 지난해 사업보고서에서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법차손) 규모가 줄고, 당기순이익이 흑자 전환한 점 등을 이유로 관리종목 지정 사유가 해소됐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다음날 이익이 발생하지 않아 해제 조치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확인해 뒤늦게 조치를 장중 번복했다. 17일 장 초반 상한가(일일 가격 상승 제한폭)까지 올랐던 에스씨엠생명과학의 주가는 급락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투자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해 필요한 방안들을 조속히 검토 및 추진하겠다”며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거래 안정성 확보와 투자자 보호를 위해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