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에스씨엠생명과학에 대한 관리종목 지정을 실수로 해제했다가 하루 만에 번복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주가가 크게 출렁이면서 투자자 피해가 발생했다.

관리종목은 상장사의 재무 구조나 경영에 심각한 문제가 있거나 상장 유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것으로 판단될 때 한국거래소가 투자 위험을 알리기 위해 지정한다. 거꾸로 관리종목 지정이 해제됐다는 건 해당 상장사의 재무구조나 경영의 심각성이 해소돼 ‘정상 종목’으로 복귀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관리종목 지정·해제가 해당 종목의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거래소가 지정 요건을 오인해 관리종목을 풀었다가 하루 만에 다시 지정하면서 거래소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크게 떨어지게 됐다.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전경./뉴스1

한국거래소는 지난 17일 늦은 오후 배포한 자료를 통해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지난 16일 에스씨엠생명과학이 제출한 감사보고서를 보고 관리종목 지정 해제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오인해 관리종목 지정 해제 조치했다”며 “그런데 조치 다음날인 17일 검증 과정에서 해제 조치에 오류를 확인했고, 투자자 손해가 발생할 수 있어 장중(오후 2시 28분) 관리종목으로 재지정했다”라고 밝혔다.

앞서 에스씨엠생명과학은 지난해 3월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당시 제출한 감사보고서 상 2년 연속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법차손)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도 에스씨엠생명과학은 법차손이 발생했다.

거래소 규정대로라면 법인세비용차감전개속사업이익이 발생해야 관리종목 지정이 해제될 수 있다.

그런데 거래소 담당자는 법차손이 직전 사업연도 130억원에서 지난해 4억원으로 급감하고, 당기순손익이 흑자 전환한 것을 보고 관리종목 지정 사유가 해소된 것으로 오인했다.

코스닥시장본부는 16일 에스씨엠생명과학의 관리종목 지정을 해제한 뒤, 소속부가 다시 중견기업부로 바뀌었다고 공시했다. 잘못된 판단으로 요건이 충족되지 않은 종목을 관리종목 지정을 해제한 것이다.

이후 ​거래소는 곧바로 에스씨엠생명과학을 다시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하루 만에 다시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며 투자자 혼란이 빚어졌다.

더 큰 문제는 거래소가 관리종목 지정을 해제한 직후 주가가 급등한 것이다. 16일까지 850원 안팎이던 주가가 17일 1000원을 넘어 거래를 시작했고, 장 초반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거래소가 다시 관리종목으로 지정하자 주가는 곧바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주가가 급등락하면서 거래량도 평소보다 100배 이상 폭증했다. 투자자들은 거세게 항의하고 나섰다. 온라인에서는 “거래소의 실수로 주식을 고가에 매수한 투자자를 조사하고 피해 금액이 있다면 보상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거래소 측은 “내부 감사를 실시해 제도상 문제점을 파악하고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공시제도 보완하겠다”며 “필요한 경우 관련자 문책 등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유사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정적인 시장조치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