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이 디지털자산기본법(가상자산 2단계법)에 도입을 추진 중인 가상 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조항이 헌법적 관점에서 합당한지를 논의하는 토론회가 열린다. 이 토론회에는 법학 교수는 물론 전 헌법재판관도 참석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헌법학회는 이달 25일 서울 여의도 FKI 컨퍼런스센터(구 전경련회관)에서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율 제한에 대한 헌법적 쟁점’ 세미나를 개최한다.

일러스트=제미나이 나노바나나2

앞서 국회입법조사처는 대주주 지분 제한을 놓고 “재산권, 직업 및 기업 활동의 자유 등과 관련해 위헌 소지가 있다”고 판단한 바 있다. 이에 위헌 논란이 거세지자 학계에서도 목소리를 내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

세미나에는 이영진 전 헌법재판관(사법연수원 22기)이 참석해 헌법학 교수들 종합토론의 좌장을 맡는다. 대주주 지분 제한을 두고 변호사나 법대 교수 등이 우려를 표한 일은 있었지만, 전임 헌법재판관까지 나서는 건 처음이다.

충남 홍성 출신인 이 전 재판관은 1993년 법관 임용 후 전주지법 부장판사, 법사위 전문위원,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을 지냈다. 문재인 정부였던 2018년 헌법재판관으로 임명돼 2024년까지 임기를 수행했다. 임기 당시 헌법재판소 내 학술 연구회인 헌법실무연구회 회장을 맡기도 했다. 현재는 성균관대 로스쿨 석좌교수, 법무법인 선운 고문변호사 등으로 활동 중이다.

이 전 재판관은 문재인 정부가 지난 2017~2018년 가상 자산 업계 규제 목적으로 내놓은 긴급 대책이 국민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당시 문재인 정부는 가상 자산 투기 과열 분위기를 진정시키기 위해 가상 자산 거래에 필요한 가상 계좌 서비스 제공을 중단해 달라고 시중은행에 요청했다. 그러자 몇몇 투자자가 “정부가 가상 자산 거래를 일방적으로 막는 건 재산권, 행복 추구권, 평등권 침해”라며 헌법소원을 냈다.

당시 헌법재판관 9명 중 5명이 각하 의견을 내면서 각하가 결정됐다. 가상 자산 긴급 대책은 제도화 과정의 단계적 가이드라인으로 헌법소원 대상이 아니라는 취지였다. 그러나 이 전 재판관 등 4명은 “긴급 대책은 행정 지도의 한계를 넘어 규제적·구속적 성격을 상당히 강하게 갖는 것으로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의 행사라고 봄이 상당하다”, “긴급 대책은 법적 근거 없이 내려진 것으로 법률 유보 원칙에 위반돼 국민들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의견을 냈다.

이날 세미나에는 헌법재판소 연구원을 지낸 황성기 로스쿨 교수를 비롯해 김명식 조선대 공공인재법무학과 교수, 계인국 고려대 행정전문대학원 교수, 문의빈 국민대 법학과 교수 등 헌법학회 회원들이 참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