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이 기사는 2026년 3월 16일 16시 22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LG화학이 헝가리 법인의 원단 분리막 사업 매각을 추진한다. 분리막 산업은 공급 과잉에다 기술 구조 변화를 맞고 있는데, 수익성이 낮은 기초 소재 사업을 정리하고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헝가리에 위치한 이차전지용 분리막 합작법인 ‘LG Chem Hungary Battery Separator Kft.’ 내 원단 분리막 사업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별도의 매각주관사 선정 없이 LG화학이 자체적으로 원매자 접촉(태핑)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헝가리 법인은 LG화학과 일본 소재 기업 도레이(Toray)가 유럽 배터리 시장 공략을 위해 설립한 합작사다. 양사는 2021년 10월 분리막 합작사 설립을 결의한 뒤 2022년 6월 헝가리에 법인을 세웠다. 유럽 전기차 배터리 수요 증가에 대응해 2028년까지 1조원 이상을 단계적으로 투자해 생산 능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었다.

합작 당시 양사의 지분 구조는 50대 50으로, 공동 최고경영자(CEO) 체제로 운영됐다. 이유민 LG화학 유럽사업추진TFT장과 요시무라 이쿠오 도레이 헝가리 법인장이 초대 공동 CEO를 맡았다. LG화학과 도레이는 약 30개월 뒤인 2024년 12월 LG화학 70%, 도레이 30%로 지분을 조정하기로 하는 등 장기적으로 LG화학 중심의 구조로 전환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그러나 도레이가 전기차 배터리 소재 전략을 조정하면서 합작법인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했고, LG화학이 도레이 지분 전량을 인수하며 단독 운영 체제로 전환했다. LG화학은 기존에 인수 예정이던 20% 지분에 더해 나머지 30%까지 추가로 매입해 지난해 말 합작사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다. 거래 금액은 약 2800억원으로 책정됐다. 앞서 합작사 설립 당시 50% 지분 확보에 4300억원 이상을 투자했던 것과 비교하면, 도레이 입장에서는 헝가리 법인 지분을 ‘손절’한 셈이다.

LG화학이 매각을 추진하는 원단 분리막은 배터리 분리막의 기초 필름을 생산하는 사업이다. 배터리 분리막은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전기적 접촉을 차단하면서 리튬이온 이동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소재로, 전기차 배터리의 안전성과 성능을 좌우하는 부품으로 꼽힌다.

다만 최근 분리막 산업은 글로벌 공급 확대와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압박받고 있다. 특히 중국 업체들이 공격적인 증설에 나서면서 범용 분리막 시장에서 가격 경쟁이 치열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와 배터리 업체들의 투자 속도 조절도 소재 업체의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술 구조 역시 빠르게 변화하는 추세다. 전기차용 배터리의 고에너지밀도화와 고속충전 수요가 확대되면서 세라믹 코팅 분리막이나 초박막 분리막 등 고기능 제품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 반면 원단 분리막은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낮아 업체 간 가격 경쟁이 심화되는 영역으로 분류된다.

당초 합작법인은 도레이가 분리막 원단을 생산하고 LG화학이 코팅 공정을 거쳐 완제품을 공급하는 구조였다. 그러나 원단 기술을 보유한 도레이가 사업에서 빠지면서 기존 역할 분담 구조가 사실상 해체됐다.

배터리 소재 업체들이 기초 소재 생산을 줄이고 고성능 제품으로 포트폴리오를 이동하는 흐름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범용 제품 자체가 중국 업체들의 증설로 마진이 빠르게 낮아지고 있는 만큼, 수익성 낮은 사업을 정리하고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려는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