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액티브 ETF(상장지수펀드)가 상장 4거래일 만에 순자산(AUM) 1조원을 돌파했다. 미·이란 전쟁 여파로 주춤했던 국내 증시의 투자 열기가 코스닥 시장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17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삼성자산운용의 ‘KoAct 코스닥액티브’ AUM은 871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국내 상장 ETF 1000여개 중 93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같은 날 출시된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TIME 코스닥액티브’ 역시 AUM 4712억원(163위)을 기록하며 선전했다. 두 상품의 합산 AUM은 1조3430억원으로, 상장 4일 만에 ‘1조 클럽’에 입성했다.
이번 흥행은 ‘개미’들이 견인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KoAct 코스닥액티브를 8187억원, TIME 코스닥액티브를 3812억원어치 순매수하며 공격적인 투자 행보를 보였다.
운용사 간 경쟁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한화자산운용은 오는 17일 ‘PLUS 코스닥150액티브’를 상장하며 가세한다. 이 상품은 코스닥150 지수를 벤치마크로 삼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것이 특징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도 같은 날 ‘TIGER 기술이전바이오액티브’ ETF를 상장한다. 코스닥 액티브라고 이름을 붙이진 않았지만 코스닥 시장을 이끄는 바이오 기업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예정이다. 코스닥150 지수 내 바이오 비중은 약 40% 수준으로, 단일 산업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코스닥 액티브 ETF로 시장이 활기를 띨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우선 ETF를 통한 수급이 늘어나면서 자금 유입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기존에 상장된 코스닥 ETF가 주로 코스닥150 지수, 코스닥 글로벌 지수를 추종하고 있어 코스닥 대형주에 집중됐다면 코스닥 액티브 ETF 상장으로 소외됐던 우량 종목들이 부각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회사 간 투자 전략이 다른 만큼 장 상황에 따른 ETF 성과에도 관심이 몰린다. 이미 상장된 두 ETF만 비교해봐도,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ETF는 코스닥 대형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 중이고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의 ETF는 좀 더 시가총액이 작은 종목들 위주로 구성됐다.
설태현 DB증권 연구원은 “TIME ETF는 시가총액 대형주의 탄력이 강화되는 구간에서 레버리지 효과를 극대화하며 강력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며 “KoAct ETF는 지수와의 상관계수가 상대적으로 낮아 개별 종목의 펀더멘털이 부각되는 종목 장세에서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윤 연구원은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비교적 압축적인 포트폴리오로 수익률 극대화를 추구하고,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은 상대적으로 산업을 폭넓게 운용한다”면서 “주도 섹터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압축적으로 운용하고 싶은 투자자에게는 TIME 코스닥액티브를, 폭 넓게 정책 수혜 산업에 운용하고 싶은 투자자에게는 KoAct 코스닥액티브가 적합하다”고 말했다.
다만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시장이 급등하는 강세장에서는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ETF의 수익률을 앞지르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운용역이 선별한 종목이 시장 상황과 정밀하게 맞물리면 최상이지만, 예측이 빗나갈 경우 단기 수익률은 오히려 지수보다 부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코스닥 종목 특유의 수급 불안정성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코스피에 비해 시가총액이 작은 코스닥 종목의 경우, 특정 ETF의 자금 유입만으로도 주가가 급등락하는 등 변동성이 증폭될 수 있어서다.
실제로 KoAct 코스닥액티브 ETF의 비중 1위 종목인 성호전자는 지난 13일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됐다. 해당 ETF가 지난 10일 상장 이후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성호전자의 편입 비중을 2위에서 1위로 끌어올리자, 수급 쏠림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