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 3월 16일 16시 08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한때 기업가치 2조원을 넘어서며 ‘프롭테크 유니콘’으로 불렸던 직방의 몸값이 8분의 1토막 났다. 부동산 침체와 사업 다각화 부진이 겹치면서 재무 구조가 악화한 탓으로, 최근 직방 구주 인수에 나선 미국계 벤처캐피털(VC)은 직방 몸값을 3000억원으로 평가했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알토스벤처스는 최근 구주 거래 시장에서 직방의 지분 약 3%를 인수했다. 기업가치를 약 3000억원으로 평가해 100억원을 투자했다. 4년 전 프리IPO 당시 직방의 기업가치가 2조5000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90% 가까이 쪼그라들었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신규 자금 유입이 없는 구주 거래는 통상 30% 내외 할인이 일반적이지만, 앞서 인정받은 기업가치 대비 90% 가까운 하락은 이례적”이라면서 “구주 할인을 배제해도 현시점 직방의 기업가치는 4000억원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직방의 추락은 무리한 외형 확장과 업황 악화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2022년 삼성SDS 홈IoT 사업부를 약 1000억원대에 인수하며 ‘종합 프롭테크’를 선언했지만, 시너지는 미미했다. 오히려 제조업의 높은 고정비와 무형자산 상각비가 재무 구조 악화를 부추겼다.
직방은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누적 적자는 16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직방은 지난 2024년 현금 소진 속도를 늦추기 위해 광고비를 줄이는 등 긴축 경영에 나섰지만, 그 여파로 매출이 22% 감소하며 외형 성장마저 꺾였다.
본업인 플랫폼 사업도 위태롭다. 중개 및 광고 수수료가 포함된 용역 매출은 2024년 534억원으로 전년 대비 20% 이상 줄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주 수익원인 매물 광고 수요가 급감한 탓으로, 한때 거론됐던 나스닥 상장이나 코스피 입성은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다.
구주 거래 가격은 직방의 프리IPO 당시 투자자로 나섰던 KDB산업은행, 하나증권 등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전망이다. 직방 몸값을 2조5000억원으로 책정해 총 1000억원 이상을 투자했지만, 현재 장부상으로만 80% 이상의 평가 손실을 기록하게 됐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직방의 실적을 고려할 때, 3000억원대 기업가치도 오히려 비싸다는 시각이 우세하다”며 “향후 직방이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더라도 산업은행 등 프리IPO 참여 투자자들의 원금 회수는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