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에서 시간 외 수당을 허위로 청구해 징계를 받았던 A 직원이 제14대 금감원 노조위원장 선거에 출마했다. 금감원 일각에서는 징계 전력이 있는 직원이 금감원을 대표하는 자리 중 하나에 오른다면 시장에 영(令)이 서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17일 금감원에 따르면, 금감원 노조위원장 선거 최종 후보자는 A 수석과 B 수석 2명으로 확정됐다. 이번 선거는 조기 사퇴한 정유석 13대 노조위원장 후임을 뽑는 절차다. 정 전 위원장은 직원들이 노조위원장 불신임(해임)안을 투표로 가결시키자 임기 3개월을 남긴 지난 1월 사퇴했다.
A 수석은 과거 시간 외 수당을 부당하게 수령해 징계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A 수석은 오후 6시 이후 퇴근해 업무를 하지 않았지만, 컴퓨터만 켜놓는 방법으로 야근 수당 약 500만원을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은 2016년 내부 감찰에서 이를 적발하고 6개월 직무 정지 처분을 내렸다.
금감원 내부에서는 A 수석의 노조위원장 선거 출마를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관계자는 “직원을 대표해 대내외 활동을 해야 할 노조위원장이 문제가 있었던 사람이라면 금감원의 가치와 완전히 배치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A 수석은 지난해 금감원 비대위원장을 맡으며 차기 노조위원장 후보로 떠올랐다. A 수석은 금감원 집회·시위를 주도하고 정치권을 설득해 금감원 소비자 보호 기능을 분리하는 조직 개편안과 금감원 공공기관 지정안을 철회시키는 데 일조했다는 긍정정인 평가도 받는다.
선거 절차를 둘러싼 잡음도 발생하고 있다. 노조 내 선거관리위원회 의결 정족수 미달 상황에서 선거 절차가 진행됐다는 것이다. 선관위원 6명 중 4명은 최근 중도 사퇴한 것으로 전해졌다. 선관위가 내린 선거운동 기간·방법 등 지침이 공정하지 않다며 효력 정지를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기하겠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