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로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극에 달하면서 증권사 목표 주가와 실제 주가 사이의 간극인 ‘괴리율’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벌어진 종목들이 속출하고 있다. 일부 종목은 목표가 대비 상승 여력이 80% 이상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나오지만, 전문가들은 괴리율에만 의존한 추격 매수는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16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최근 3개월간 증권사 3곳 이상의 컨센서스가 집계된 종목 중 괴리율 1위는 의료기기 ‘리쥬란’ 제조사인 파마리서치였다. 파마리서치의 종가는 30만8000원으로, 증권사 평균 목표가인 59만4167원과 비교해 괴리율이 90%를 육박했다. 이어 코웨이(74.93%), 실리콘투(71.58%), 콘텐트리중앙(71.07%) 등도 70%가 넘는 괴리율을 기록하며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그래픽=정서희

파마리서치는 지난해 8월 호실적에 주가가 71만1000원까지 올랐지만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지금은 30만원 초반까지 내려온 상태다. 한송협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스킨부스터 시장의 강자였던 리쥬란이 엘앤씨바이오나 한스바이오메드와 경쟁하면서 내수 경쟁이 밀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다”며 “내수나 수출이 견조하다는 점을 보여줘야 하는데 당장 1분기는 비수기라는 점에서 지금의 괴리율만 보고 좋은 상황이라고 단정 짓긴 어렵다”고 말했다.

반대로 일부 종목은 증권사가 제시한 목표 주가를 한참 전에 넘어선 경우도 있다. 주가 급등 속도를 증권사의 목표 주가 상향 속도가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SGC에너지의 13일 종가 기준 6만3300원으로 증권사 목표 주가인 3만6000원을 이미 두 배 가까이 넘어섰다. SGC에너지는 지난 2월 3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착공하는 신사업을 발표하면서 지난 13일까지 주가가 186.43% 올랐다. 이밖에 대우건설(-39.08%), 펄어비스(-28.88%) 등이 뒤를 이었다.

김준영 iM증권 연구원은 “이번 중동 사태처럼 주가의 변동성이 크고 지수가 단기간 하락했을 때 괴리율이 높아질 수 있다”며 “다만 지정학적 리스크는 기업의 펀더멘털(기초 체력)이 약해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연구원들이 목표 주가를 쉽게 조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일러스트=챗GPT

단지 괴리율이 높다고 추격 매수에 나서는 것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 김 연구원은 “괴리율이 높다고 무조건 수익률이 높은 건 아니다”라며 “장세에 따라 괴리율이 좁혀지는 속도가 종목이나 섹터마다 다를 수 있고 반대로 괴리율이 높은 상황이 계속 지속될 수 있기 때문에 저평가 여부를 잘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괴리율이 커지면서 증권사가 설정하는 목표 주가에 대한 회의적인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애널리스트 투자 의견과 목표주가의 투자가치’ 보고서에서 2013년 이후 증권사가 제시하는 투자 의견과 목표주가의 효용성이 사라졌다고 분석했다. 지난 2013년부터 2024년까지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매수 의견의 초과수익률은 0.03%, 적극 매수는 0.15%로 급락하며 통계적 유의성을 잃었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위원은 “규제 강화로 인해 연구원들이 기업 내부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비공식적 경로가 차단되면서, 정보의 비대칭성을 활용한 초과 수익 기회가 사라졌다”며 “연구원의 정보력 약화는 투자 의견과 목표주가의 변별력 약화, 낙관적 편향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현상”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