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3월 16~20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린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국제 유가가 급등하며 인플레이션 우려가 고조된 가운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전쟁 발발 3주째에 접어들면서 금융시장에 대한 충격은 다소 완화되는 양상이지만, 투자자들은 여전히 중동 정세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전쟁 자체보다 그로 인한 유가 급등이 물가와 실물경제에 상당한 파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번 주에도 국제 유가 흐름에 따라 국내 증시가 출렁이는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주(9~13일) 국내 증시는 이란 사태 여파로 크게 출렁였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9일 6% 가까이 폭락했는데 바로 다음날, 종전 기대가 커지면서 5% 넘게 반등하며 ‘롤러코스터’를 탔다. 11일에도 지수가 상승했지만, 단기간 이란 사태가 진정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면서 13일 코스피 지수는 다시 5500포인트 아래로 떨어졌다.
김유미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주 금융시장은 이란 전쟁의 향방과 미국 3월 FOMC에 주목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현 수준(연 3.50~3.75%)에서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고 있다. 유가가 급등했음에도 물가와 경제에 미치는 경로가 아직 불투명한 데다, 5월 케빈 워시 신임 의장 취임으로 예정된 연준의 ‘리더십 교체’까지 맞물려 있어 파월 의장이 명확한 입장을 밝히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은 연준이 최근의 국제 유가 상승세를 어떻게 진단하느냐에 모아질 전망이다.
김유미 이코노미스트는 “미 연준이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을 일시적인 비용 상승으로 판단할지, 아니면 지속적인 물가 인상 압력으로 평가할지가 중요하다”며 “연준이 인플레이션과 리스크를 강조할 경우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더 확대될 수 있지만 반대로 공급 충격에 따른 일시적인 요인이라고 평가한다면 금융시장에 안도감을 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주 16~19일 엔비디아의 연례 기술 컨퍼런스 ‘GTC 2026’도 이 열린다. 엔비디아는 이번 컨퍼런스에서 차세대 GPU 아키텍처인 ‘베라 루빈’ 플랫폼의 구체적인 사양과 출시 일정이 발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GTC에 참가해 엔비디아와의 협업 성과를 공유할 예정이다.
18일에는 글로벌 메모리 수요를 확인할 수 있는 미국 마이크론의 실적 발표도 예정돼 있다.
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기대가 관련주 주가에 이미 반영돼 있을 수 있지만, 엔비디아 컨퍼런스는 단순 제품 발표를 넘어 최근 우려 요인인 인공지능(AI) 투자 사이클의 지속 가능성을 검증할 기회”라고 말했다.
게다가 이번 주는 국내 상장사의 본격적인 주주총회 시즌이기도 하다.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환원 확대를 강조하는 상법 개정안이 줄줄이 통과된 이후 시작된 주총 시즌인 만큼 예년과 분위기가 다를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나왔다.
이상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영권 방어를 위해 정관을 변경하는 기업들이 있는 반면 적극적으로 주주환원을 확대하는 기업도 나타날 것”이라며 “주주 행동주의 움직임이 강화되는 가운데 한국 증시의 ‘디스카운트(저평가) 해소’ 기대가 다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또 “지정학 리스크로 인해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지만, 엔비디아 컨퍼런스와 같은 이벤트를 거치면서 한국 증시의 상승 여력이 있다는 점이 재확인될 전망”이라며 “지수가 하락할 때 반도체, 전력, 증권, 지주 등 주도 업종에 대한 투자 비중 확대 기회로 활용하길 추천한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