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또 다시 급등하면서 국내 증시가 하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종전’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이란의 새로운 최고지도자가 강경 발언을 내놓으면서 ‘전운’이 고조됐다.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가 14일째 이어지면서 국제 유가는 다시 배럴당 100달러까지 치솟았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팔자’에 나섰고 개인 투자자가 매수세를 유지하면서 코스피 지수는 겨우 5400선을 지켰다.
13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 보다 1.72%(96.01포인트) 하락한 5487.24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 지수는 170.86포인트(3.06%) 내린 5412.39에 개장했지만, 장중 낙폭이 줄었다.
지난 밤 미국 3대 주가 지수는 하락 마감했다.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로 선출된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첫 공식 성명에서 “적 압박 수단으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라는 지렛대를 계속 사용해야 한다”고 주문한 영향이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계속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커졌고, 국제 유가는 또 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넘겼다. 5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100.46달러로 전장보다 9.2% 급등했고,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95.73달러로 전장보다 9.7% 올랐다.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 다만 개인 투자자들이 꾸준히 순매수하면서 지수의 낙폭은 점차 줄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약 1조4700억원, 9300억원 팔아치운 가운데 개인 홀로 2조4000억원 넘게 사들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쟁 여파에 따른 증시 민감도는 계속 낮아지는 중”이라며 “부정적인 이슈들이 산재돼 있지만 지정학적 이슈로 촉발되는 변동성은 점차 낮아지는 중”이라고 말했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대부분 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2%대 내리며 마감했다. 에너지주와 방산주도 약세를 보였다. LIG넥스원, 한화시스템, S-Oil, SK이노베이션도 하락 마감했다.
반면 한미 무역협상 후속조치를 담은 ‘한미전략적투자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원전주는 올랐다. 대우건설이 17% 넘게 오른 가운데 두산에너빌리티, 현대건설, 한전기술이 상승 마감했다.
게임주도 강세를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피지컬 인공지능(AI) 전략 동맹을 구축한다고 발표한 크래프톤과 ’2030년 매출 5조원’을 목표로 내세 엔씨소프트가 오름세를 보였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코스피 지수보다 강한 모습을 보였다. 코스닥 지수는 전일보다 0.40%(4.56포인트) 오른 1152.96으로 마감했다.
코스닥 시장은 기관이 이끌었다.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1316억원, 1082억원을 순매도한 가운데 기관 홀로 2757억원을 사들였다. 특히 기관 중에서도 개인들의 상장지수펀드(ETF) 수급이 잡히는 금융투자업체가 1358억원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는 대형주를 중심으로 위험자산 투자 심리가 약해지는 모습이 뚜렷하지만 코스닥은 오히려 상승했다”며 “최근 등락 과정에서 코스피 지수 대비 코스닥 지수의 아웃퍼폼이 뚜렷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