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자산운용은 13일 대원산업 이사회가 상정한 주주총회 안건이 일반주주들의 권리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며 일부 안건에 대해 반대표를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대원산업은 집중투표제 배제 안건을 주주총회에 상정했다.
VIP운용은 그동안 대원산업에 낮은 주주환원율을 지적하며 수차례 비공개 대화를 요청했지만 회사 측은 이를 거부해왔다고 주장했다.
VIP운용은 ”대원산업은 시가총액이 보유 순현금의 60%에 불과한 극단적 저평가 상태”라고 지적했다. 대원산업의 순현금은 4100억원 수준으로, 지난 12일 종가기준 시가총액(약 2500억원)의 1.7배에 달한다.
대원산업의 지난해 순이익은 768억원인데도 실제 영업가치는 오히려 마이너스로 평가받고 있는 셈이다.
VIP운용은 이런 저평가 고착화의 이유로 극도로 낮은 주주환원율을 지적했다. VIP운용은 “대원산업은 410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순현금을 보유하고도 이번 주총에서 발표한 배당성향은 단 7%에 그쳤다”며 “일각에서는 이렇게 저조한 주주환원 정책이 3세 허선호 부사장의 승계작업과 맞물려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상속증여세 부담을 덜기 위해 회사가 주가를 낮은 상태로 유지하는 것일 수 있다는 해석이다.
불투명한 내부거래 문제도 지적됐다. 허선호 부사장을 포함한 특수관계자가 66%가 넘는 지분을 가진 옥천산업은 지난 2024년 매출의 81%를 대원산업에서 올렸다.
또한 허재건 회장을 포함한 특수관계인이 85%가 넘는 지분을 가진 대진 역시 매출의 92.7%가 대원산업 등 특수관계자와의 거래에서 발생했다.
VIP운용은 “이는 상장사의 이익이 전체 주주가 아닌 오너 일가에게 귀속되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구조”라며 “독립적인 이사회의 감시가 어떤 상장사보다 중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VIP운용은 이번 정관이 통과되면 소수 주주의 이사회 참여 가능성이 원천적으로 봉쇄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대원산업은 최대주주 지분율이 63%에 달해, 집중투표제가 제한되면 소수주주가 이사를 선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사실상 사라진다.
VIP운용은 “작년 상법 개정으로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에 집중투표제 도입이 의무화되는 등 소수주주 권리가 강화되고 있는 시대적 흐름을 정면으로 역행하는 행보”라고 지적했다.
김민국 VIP운용 대표는 “대원산업은 넘치는 현금에도 한 자릿수대의 낮은 주주환원율을 유지하고, 터널링 논란이 제기될 우려가 있는 특수관계법인과의 거래를 지속하고 있다”며 “이번 정관 변경으로 주주의 신뢰를 의도적으로 훼손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VIP운용은 이사회의 독립성 강화를 위해 대원산업 주주들에게 ‘정관 개정안(제2호 의안)’에 대해 반대 의결권 행사를 권유하는 공시를 했다.
이와 더불어 배당성향 7%에 불과한 현금배당은 주주가치를 외면한 결정이라 판단하여 ‘재무제표 승인의 건(제1호 의안)’에 대해서도 반대의견을 표명했다.
또한 주주가치가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임원 보수한도를 증액하는 것 또한 타당하지 않다고 보고 ‘이사보수한도 승인의 건(제5호 의안)’ 또한 반대 표결을 권유했다.
우호적인 행동주의를 지향하는 VIP운용이 주주총회 안건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의사를 표명하는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김 대표는 “특별결의요건에 육박하는 63% 수준의 대주주의 압도적인 지분율 앞에 현실적인 한계를 느끼지만, 고객의 자산을 운용하는 기관투자자로서 책임을 다하려 한다”고 말했다.
VIP운용은 이번 주주총회 이후에도 대원산업의 지배구조 개선 여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대화를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