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의 엑셀 월드 아카데미. /XCL에듀케이션 홈페이지

이 기사는 2026년 3월 11일 10시 51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최근 동남아시아 국제학교 체인 XCL에듀케이션의 경영권을 약 13억달러(약 1조9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XCL은 싱가포르를 거점으로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 등에서 국제학교 및 사립학교를 운영하는 회사다.

지난해부터 글로벌 사모펀드들이 국제학교 및 사립학교 플랫폼에 잇달아 거액을 투자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를 중심으로 국제학교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는데 학비 수입이 안정적으로 발생한다는 점, 교육업이 경기를 덜 탄다는 점 등이 매력적이라는 평가다.

◇ EQT 인수한 노드앵글리아는 몸값 21조원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KR은 최근 XCL에듀케이션 지분 과반을 13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하고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KKR은 현재 인수대금 납입(클로징)을 위해 5억달러 규모의 인수금융 조달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금융 만기는 5년이다.

XCL은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동남아시아 학교 체인으로, 싱가포르 국영 투자 회사인 테마섹 등이 주주로 있다. 국제학교와 사립학교, 유치원, 학업 보충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한다. 싱가포르의 XCL월드아카데미, 방콕 아메리칸스쿨 수쿰빗 캠퍼스, 베트남 오스트레일리아 국제학교 등이 XCL의 대표적인 학교다. 동남아 전역에서 2만여명의 학생을 가르치고 있다.

이번에 KKR이 인수한 XCL의 경영권 지분은 텍사스퍼시픽그룹(TPG)이 보유하고 있던 것이다. 인수전에는 워버그핀커스, 블랙스톤, EQT 등 글로벌 사모펀드들이 뛰어들어 각축전을 벌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사모펀드들이 국제학교 및 사립학교 플랫폼에 투자하는 사례는 지난해에도 잇달아 나타났다. 대표적인 사례가 영국계 CVC캐피탈의 인터내셔널스쿨즈파트너십(International Schools Partnership·ISP) 소수지분 투자다. CVC는 지난해 10월 사립학교 체인 ISP 지분 20%를 인수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ISP는 기업가치 70억유로(약 12조원)를 인정받았다. 지난 2021년 캐나다 온타리오지방공무원퇴직연금제도(OMERS)가 소수지분을 투자할 당시 기업가치(19억유로)보다 약 3.7배 높은 수준이다.

작년 3월에는 EQT 컨소시엄이 영국 국제학교 체인 노드앵글리아에듀케이션(Nord Anglia Education) 인수를 마무리했다. 노드앵글리아는 아메리카, 아시아, 유럽, 중동 33개국에서 80여개 국제학교를 운영 중인 그룹이다. 기업가치는 145억달러(약 21조원)에 육박한다.

그 외에도 KKR은 작년 11월 인도 교육 플랫폼 라이트하우스러닝(Lighthouse Learning)에 추가 투자를 단행하면서 캐나다 공공부문연금투자위원회(PSP인베스트먼트)를 새 투자자로 끌어왔다. 라이트하우스는 인도 전역에서 프리스쿨 1850곳 이상과 K-12(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학교 60곳을 운영 중이다.

브룩필드자산운용도 지난해 스프링에듀케이션그룹(Spring Education Group)에 8억2500만달러(약 1조2000억원) 규모 구조화금융을 집행했다. 브룩필드는 앞서 2024년 두바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학교 체인인 젬스에듀케이션(GEMS Education)에 투자하기도 했다.

◇ 전세계 국제학교 연간 학비 100조원... 절반은 아시아에 몰려있어

이처럼 글로벌 사모펀드들이 너도나도 교육업에 뛰어드는 배경에는 먼저 시장 자체의 급격한 성장이 있다. 글로벌 국제학교 정보업체 ISC리서치에 따르면, 작년 1월 기준 전세계 국제학교 시장의 연간 학비 수입은 673억달러(약 99조원)에 달했다.

사모펀드가 교육업을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안정적인 현금 흐름이다. 매년 꾸준히 등록금과 학비가 들어오기 때문이다. 또 대형 플랫폼을 중심으로 학교를 계속 붙여나가는 외형 확장 전략이 이미 검증됐기 때문에, 사모펀드 입장에서는 인수 후 기업가치를 높여 엑시트(투자금 회수)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실제로 CVC는 ISP의 성장 전략으로 ‘수요가 강한 지역에 학교를 추가하는 방식’을 제시한 바 있다.

전체 국제학교의 58%는 아시아에 몰려 있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ISC리서치를 인용해 지난 2022년 7월 이후 새로 문을 연 국제학교 중 69%가 아시아에 집중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중에서도 동남아는 영어 기반 교육 수요와 중산층 확대가 맞물려 국제학교의 성장세가 가장 가파른 지역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