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 3월 9일 16시 04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러닝화 브랜드 ‘호카’ 판권 확보전에 뛰어들었다. 최근 호카 운영사 미국 데커스에 국내 단독 유통 파트너사 제안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기업공개(IPO)에 착수한 무신사가 수익성 강화와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호카 판권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는 최근 미국 신발 전문기업 데커스에 호카 단독 유통(총판) 의향서를 제출했다. 지난 1월 데커스가 기존 호카 총판사였던 조이웍스앤코와의 계약을 해지한 지 2개월여 만으로, 무신사 측은 “의향을 보낸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호카는 프랑스 아웃도어 브랜드 ‘살로몬’ 출신의 니코머무드와장 뤼크디아르가 만든 러닝화 브랜드로 2009년 출발했다. 2013년 데커스가 인수한 후 ‘쿠션감이 뛰어난 러닝화’로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며 일약 나이키·아디다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브랜드로 올라섰다.
국내는 2018년 진출했다. 호카는 맥시멀 쿠셔닝 모델 본디(BONDI)를 중심으로 데일리 러닝화로서 빠르게 국내 시장에 안착했다. 특히 러닝 열풍을 타고 2023년 105억원이던 매출은 2024년 306억원으로 급증했다. 2025년 상반기에도 매출 188억원을 기록했다.
IPO를 앞둔 무신사가 수익성 강화와 브랜드 포트폴리오 다변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승부수를 던졌다는 분석이다. 10조원 몸값을 내세우는 무신사 입장에서 플랫폼 수수료에 의존하는 기존 수익 구조만으로는 투자자들을 설득하기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독점 판권을 확보할 경우 판매 전체가 매출로 계상되는 것은 물론, 중개 수수료 대비 훨씬 높은 마진을 챙길 수 있다. 실제 무신사는 브랜드 수입·운영 사업 확장을 목표로 디키즈, 장스포츠 등 판권을 갖춘 브랜드 유통 자회사 무신사 트레이딩을 흡수합병하기도 했다.
호카 판권은 무신사의 신발 전문 편집숍 ‘무신사 킥스’ 확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무신사 킥스는 신발 커뮤니티로 출발한 무신사가 브랜드 정체성을 살려 조성하는 신발 큐레이션 특화 매장으로, 호카 등 러닝 전문 브랜드 특화 존을 꾸린 상태로 파악됐다.
EQT파트너스 등 무신사 재무적 투자자(FI)들도 무신사의 호카 판권 확보 여부에 관심을 갖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외 투자자 대상 논딜 로드쇼에 나선 무신사가 호카 총판권을 내세워 글로벌 경쟁력을 갖췄음을 입증하는 하나의 ‘글로벌 레퍼런스’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신사는 지난해 상장 주관사 선정 당시부터 10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확고하게 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해 EQT파트너스가 무신사에 투자하면서 매긴 기업가치는 4조원대로 전해졌다. 10조원을 위해선 2배 이상의 몸값 불리기가 필요한 상태인 셈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무신사는 단순 플랫폼을 넘어 브랜드 사업 운영사로 변화하려 하고 있다”면서 “러닝 열풍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호카와 같은 검증된 스포츠 브랜드의 독점 유통권 확보는 그 자체로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