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약 400조원 규모로 성장하면서 자산운용사들이 리밸런싱 주기를 단축하는 등 운용 전략을 고도화하고 있다. 연초 국내 증시 급등과 이란 사태 등으로 국내외 변동성이 커지자, 시장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일러스트=챗GPT 달리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오는 16일 ‘TIGER 코리아TOP10’ ETF의 정기 리밸런싱 횟수를 연 1회(6월)에서 2회(3·9월)로 늘릴 예정이다. 구체적인 지수 구성 종목 선정에 대한 방침도 신설했다.

이 ETF는 한국 주식시장을 대표하는 10개 핵심 종목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66%가량 담고 있다. 미래에셋운용은 종목 선정 기준을 세분화하고 정교하게 다듬어, 지수와 실제 시장 흐름 간의 괴리를 좁히고 운용 효율을 극대화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도 오는 26일 ‘ACE 인도컨슈머파워액티브’ ETF의 리밸런싱 횟수를 대폭 늘리기로 했다. 당초 기초 지수 산출 기준상 종목 변경의 경우 연 1회(3월), 비중 변경은 연 2회(3·9월) 진행했는데, 각각 분기별로 연 4회씩 하기로 결정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빠르게 변화하는 인도 소비 테마주의 특성을 반영해 ETF의 테마 적합성을 강화하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일부 운용사는 ETF 설정 구조를 조정하며 시장 대응력을 높이려 하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은 지난 5일 ETF의 원활한 설정 및 해지를 도모한다는 이유를 들며 ‘PLUS K방산’과 ‘PLUS 글로벌HBM반도체’의 설정 단위(CU)를 기존 5만좌에서 2만좌로 절반 이상 축소했다. CU는 ETF를 설정하거나 환매할 수 있는 최소거래단위로, CU가 낮아질수록 지정참가회사(AP)가 설정·환매할 때 필요한 금액 부담이 줄어 시장 상황에 맞춰 더 민첩하게 물량을 조절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ETF 시장 확대와 변동성 증대에 따라 자산운용사들이 수익률 제고를 위해 운용 전략을 한층 유연하게 조정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패시브 ETF의 경우 액티브 상품에 비해 시장 변화를 즉각적으로 반영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 보니, 리밸런싱 주기를 늘려 시장 흐름을 효율적으로 반영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움직임은 투자자 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리밸런싱 빈도가 높아지면 시장 변화는 빨리 반영되지만, 거래량 증가에 따른 매매 비용 등 기타 비용이 상승해 수익률을 갉아먹기 때문이다. 아울러 CU 축소로 설정·환매가 잦아지는 점도 기타 비용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