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또한 길어질 가능성이 대두된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 충격으로 서울 시내 주유소 휘발유 평균 가격이 2천원에 육박할 정도로 치솟자 정부가 최고가격 지정을 검토하고 나섰다. 정부는 유류세 인하폭 확대와 비축유 방출 등 다른 대안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국내 유가 시장의 흐름을 좀 더 살펴보고서 최고가격제 발동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사진은 8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 모습. /연합뉴스

9일 IBK투자증권은 미국과 이란의 강대강 대치가 지속되면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가 폭등하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 우려가 금융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면서 “선박이 묶이고 중동 국가들의 원유 생산이 멈추는 등 유가 상승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는 데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우회 육상 수송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로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 이란의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의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이란 차기 지도자로 선출된 점, 지상전 전개 가능성, 중국과 러시아 등의 이란 지원 가능성 등이 꼽혔다.

우선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차기 지도자로 선출되면 기존의 이란 정책 대미 강경 노선을 계승해 대미 강경 노선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최정예 공수부대 제82공수사단의 훈련을 갑자기 취소하면서 지상군 투입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변 연구원은 여기에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이 장기화된 것은 서방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해줬기 때문인데 그와 유사하게 이번 이란 사태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이란을 지원할 경우 사태의 장기화 가능성이 높아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지며 대체 육상 수송 체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기 시작했다.

변 연구원은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을 일부 대체할 수 있는 3개의 파이프라인이 있는데 이들의 수송 확대에 따른 유가 상승 리스크가 완화될 여지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수송 캐파 한계 그리고 타격 가능성 등으로 인해 충분히 대체 가능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국제금융센터 보고서를 인용한 3개의 파이프라인은 사우디아라비아를 통한 동서(East-West) 파이프라인, 아랍에미리트(UAE)를 통한 아부다비-푸자이라(Habshan-Fujairah) 파이프라인, 이라크-튀르키예를 통한 키르쿠크-제이한(Kirkuk-Ceyhan) 파이프라인이다.

변 연구원은 “3개의 육상 파이프라인을 통한 원유 수송으로 일일 최대 수송량은 약 1000만 배럴로 호르무즈 해협의 절반 가량을 커버할 수 있지만 타격에 따른 화재 발생과 병목 현상 등으로 실제 대체 수송량은 상당히 적을 것으로 보인다”며 “호르무즈해협 물량의 약 15%에 해당하는 대체 효과를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