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 여파로 역대 최대 일일 하락률을 기록했던 코스피 지수가 하루 만에 10% 가까이 반등하며 극적인 회복세를 보였다. 코스피 상승률은 역대 2위에 올랐고, 코스닥은 이틀 사이 사상 최대 하락률과 최대 상승률을 동시에 갈아치우는 기현상을 연출했다.

다만 불과 사흘 사이 지수가 연일 10% 안팎으로 널뛰기하면서 시장 변동성은 임계치에 도달한 모습이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기록적인 반등에 안도하면서도,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언제든 급락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경계심이 여전히 짙게 깔려 있다.

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 종가가 표시돼 있다. /뉴스1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90.36포인트(9.63%) 오른 5583.90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12% 넘게 상승하며 570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날 상승률은 2008년 10월 30일 기록한 11.95%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다. 뒤이어 2020년 3월 24일(8.60%), 1998년 6월 17일(8.50%), 2000년 3월 2일(8.00%)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대부분 글로벌 금융위기나 코로나19 팬데믹 등 시장이 급격히 흔들린 뒤 반등 국면에서 나타난 경우였다.

코스닥 지수도 137.97포인트(14.10%) 오른 1116.41로 마감하며 일일 상승률 역대 1위(2008년 10월 30일·11.47%)를 갈아치웠다. 전날 기록했던 사상 최대 하락률에 이어 이틀 만에 정반대의 신기록을 세운 셈이다.

국내 증시는 올해 들어 강한 상승세를 이어왔다. 특히 1~2월 사이 코스피 지수가 약 48% 급등하는 등 시장 열기가 뜨거웠다.

통상 이러한 강세장에서는 조정이 더 자주 나타나고 낙폭 역시 크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기업을 중심으로 올해 코스피 이익 전망치가 지난해 9월 이후 빠르게 상향 조정된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우상향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다만 단기적 급등과 급락이 반복되는 W자 반등 형태로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 증시가 급등한 후 나타난 조정 국면을 보면 최대 낙폭(MDD·Maximum Drawdown)은 대체로 -15%에서 -23% 사이에서 형성되는 경우가 많았다. MDD는 주식이나 지수가 고점 대비 얼마나 떨어졌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투자자가 감내해야 하는 최대 손실을 의미한다.

전날 사상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던 4일 기준 코스피의 MDD는 –19.2% 수준이다. 과거 사례와 비교하면 낙폭 자체는 일정 부분 조정 범위에 들어온 셈이라는 평가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전날과 같은 ‘패닉셀(공포에 따른 투매)’은 주로 상승장 꼭지가 아닌 주가 바닥에서 많이 나오는데, ‘V자’보단 ‘W자’ 반등이 더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급락 국면에서 중요한 것은 시장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라며 “경기 확장 국면에서 코스피 낙폭은 대체로 –20% 안팎이 최대 수준인데, 그 이상 하락하려면 경기 사이클이 꺾여야 한다. 현재는 그런 국면은 아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증시가 W자 반등 흐름을 보이는 상황에서는 분할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란 사태의 전개 과정을 지켜봐야 하지만 코스피 5000선 초입에서는 투매 대응보다는 보유 전략, 관망보다는 매수 대응이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

오히려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할 때를 포트폴리오 재정비 기회로 삼을 수도 있다. 관련해 유안타증권은 반도체, IT하드웨어, 디스플레이, 증권 업종 대표주를 중심으로 대응 전략을 세울 수 있다고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