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회복위원회(신복위)가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대면·비대면 채무 조정에 금융 마이데이터를 활용할 계획이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월 소득 8000만원 이상 고소득자 빚을 탕감해 주는 등 허점이 드러나자 시스템 정교화에 나선 것이다.

1일 신복위에 따르면, 신복위는 최근 ‘금융 분야 마이데이터 도입 사업’ 용역을 발주했다. 채무 조정 프로그램을 신청한 채무자의 금융 자산을 마이데이터로 정확히 파악해 빚 탕감 여부와 규모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서울 중구 신용회복위원회. /뉴스1

신복위가 확인하려는 정보는 채무자의 은행 계좌·펀드, 주식 등 금융 투자, 가입·보유한 보험, 신탁·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휴면 예금 등 숨은 금융 자산 현황이다. 금융 마이데이터는 모든 금융권이 보유한 720개 정보를 한 번에 조회할 수 있는 서비스다. 신복위는 우선 시스템을 구축하고, 필요 시 더 많은 정보를 조회한다는 방침이다.

신복위는 채무 조정 과정에서 공공 마이데이터만 활용해 왔다. 공공 마이데이터는 국세청·국민건강보험공단·국민연금공단·근로복지공단 등 공공기관이 보유한 행정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신복위는 이를 토대로 채무자의 소득·재산 등을 파악했다.

신복위는 채무자가 보유한 금융 자산은 별도 확인하는 절차를 거쳤다. 채무자가 거래 내역서 등 관련 자료를 제출하면 금융사에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식이다. 채무자가 고의로 금융 자산을 숨기면 이를 파악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서울 도심 거리에 대출 관련 광고물이 붙어있다. /뉴스1

신복위 관계자는 금융 마이데이터 도입에 대해 “채무 조정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채무자가 금융 자산을 숨기는 것은 어렵지만, 아예 불가능하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채무 조정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캠코도 가상 자산을 포함한 금융 자산을 정확히 파악하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캠코는 공공 마이데이터와 유사한 행정 정보 공동 이용망으로 행정 정보를 확인하고, 금융결제원을 통해 금융 자산을 확인하고 있다.

감사원의 캠코 감사 결과에 따르면, 새출발 기금을 통해 빚을 탕감받은 3만2703명 중 1944명은 채무 변제 가능률이 100% 이상이었다. 월 소득 8084만원인 40대가 채무 3억3000만원 중 2억원을 감면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