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코스닥 시장 활성화 정책 기대가 커지면서 코스닥 상장지수펀드(ETF)에도 투자 자금이 대거 유입되고 있다. 막대한 자금이 유입되면서 코스닥 ETF 상장좌수도 폭증했다. 상장좌수는 거래소에 상장돼 유통되는 ETF의 총 수량으로, 발행주식 수와 비슷한 개념이다.

일러스트=챗GPT 달리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코스닥150’ ETF의 상장좌수는 최근 한 달(1월 23일~2월 23일) 1억460만좌에서 3억5545만좌로 239.8% 급증했다. 이 상품은 국내 코스닥 ETF 중 순자산 규모가 7조2526억원으로 가장 크다.

투자자들이 ETF를 많이 매수하면 유동성공급자(LP)와 지정참가회사(AP) 역할을 하는 증권사가 운용사에 ETF를 추가로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는데, 이때 새 ETF가 발행돼 상장좌수가 늘어난다.

순자산 2위(4조6965억원)인 ‘KODEX 코스닥150 레버리지’ ETF 상장좌수 역시 같은 기간 1억4070만좌에서 2억6090만좌로 85.4% 증가했다. 코스닥150 지수의 일별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에도 공격적으로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난 것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한 달 동안 두 ETF를 총 4조9554억원 규모로 순매수하며 이 기간 순매수 1,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최근 정부가 코스닥 활성화 정책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관련 ETF에 투자자들이 몰린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는 최근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기금운용 평가기준을 개선하는 한편 코스닥 시장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다산다사’ 구조로 전환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한 대형 자산운용사 ETF운용부장은 “코스닥 ETF의 상장좌수가 증가한다는 것은 그만큼 투자자들의 매수가 활발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연초부터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크게 하락한 적이 없다 보니 관련 ETF 상품도 계속 수요가 늘어났고 정부 기조와 맞물려 당분간 계속 상장좌수는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닥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자들도 늘었다. 코스닥 지수가 단기간 급등한 만큼, 조정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인버스 ETF를 매수하고 있다. ‘KODEX 코스닥150선물 인버스’ ETF의 상장좌수는 최근 한 달간 7890만좌에서 8810만좌로 11.7% 늘었고, 개인은 4000억원 가까이 이 ETF를 순매수했다.

일각에서는 레버리지와 인버스 ETF 등 단기 고수익·고위험 상품에 대한 과도한 쏠림은 시장 조정 시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 중소형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코스닥 ETF로 들어오는 자금을 투기로만 볼 수는 없다”면서도 “레버리지 ETF로도 자금이 많이 몰리고 있는데 코스닥 시장의 경우 주가 변동성이 큰 중소형주 위주로 구성돼 하락에 대한 위험이 상대적으로 더 크다”고 했다.

단기간 ETF 상장좌수가 증가하면 운용사의 수수료 이익은 증가하지만, LT의 호가 관리가 어려워져 괴리율이 확대될 수 있다. 괴리율이 커지면 투자자가 고평가된 가격에 사거나 저평가된 가격에 파는 문제가 발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