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이 영풍·MBK파트너스 측이 요구한 주주 제안 중 일부를 수용해 다가오는 정기주주총회에 정식 안건으로 상정한다. 이사의 총주주 충실의무가 정관에 명문화되고 대규모 배당 재원이 확보돼 주주환원 기조가 강화될 전망이다.
23일 영풍·MBK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내달 정기주주총회에 올릴 안건을 확정했다. 최대주주 영풍·MBK의 제안인 이사의 총주주에 대한 충실 의무 명문화, 중간배당 재원 확보 등 주주가치 제고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조치들을 반영했다.
이사의 충실의무가 정관에 명시되면 회사는 향후 신주발행, 자본거래, 대규모 투자 등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에서 총주주의 이익을 판단의 기준으로 삼게 다고 영풍·MBK는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간 경영진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가 주주 중심 구조로 전환되는 출발점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이사회는 주당 2만원의 현금배당 승인의 건을 주총 안건으로 확정했다. 이는 임의적립금 3925억원을 배당 재원(미처분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하자는 영풍·MBK의 주주제안을 넘어서는 규모다. 이사회가 영풍·MBK의 주주환원 취지를 인정하면서도 보다 적극적인 주주환원 의지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아울러 잔여 자사주 50%를 소각하고, 나머지는 10년 동안 임직원 성과보상 목적으로 쓰기로 했다. 이사회 운영 방식도 개편한다. 기존에는 이사회 1일 전 소집 통지를 했으나 이제부터는 3일 전 통지로 바꿀 예정이다. 이사회의 실질적인 안건 검토가 가능하도록 하자는 취지다. 이 밖에도 소수주주의 보호를 위한 정보제공 요청 권한도 명문화하기로 했다.
주식 액면분할과 집행임원제 도입 제안도 안건으로 상정된다. 다만 앞선 안건들과 달리 영풍·MBK 측의 주주 제안만으로 상정된 안건이라 주총 통과 가능성은 높지 않다. 영풍·MBK는 고려아연 주식을 10분의 1로 분할해 주식 유동성을 높이고 개인 투자자의 접근성을 높이고, 이사회 권한 확대 방안으로 집행임원제 도입도 제안했다.
영풍·MBK는 “이번 이사회 결정은 고려아연 지배구조 정상화의 구조적 개선의 서막”이라며 “앞으로도 이사회가 총주주 이익을 기준으로 작동하도록 하고 이사회를 개편하는 등 남은 거버넌스 개선 과제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