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디지털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으면서 IT 인재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히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등 기존 서비스 개선을 위한 디지털 전환을 넘어 인공지능(AI)과 토큰화 자산 등 신사업을 주도할 핵심 인력 영입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넥스트증권은 AI와 콘텐츠를 결합한 금융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지난해 신규 사업 인력 47명을 충원했다. 이 회사가 준비 중인 플랫폼형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은 투자 정보 탐색부터 거래, 사후 관리까지 한 흐름 안에서 제공하는 서비스가 골자다.
특히 플랫폼 역량 강화를 위해 테크 인력 비중을 크게 늘렸다. 지난해 입사자 가운데 테크 기반 기업 출신은 33명으로, 증권사 출신(5명)의 약 6배에 달한다. 틱톡과 무신사, 쿠팡, 하이브 등 글로벌 소비자 서비스와 커머스 기업 출신 인력을 대거 영입해 콘텐츠 제작과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사용자 환경(UI) 등 경험을 조직에 이식하겠다는 구상이다.
증권가에서는 그동안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인재 영입이 꾸준히 이어져 왔다. 지난해 초 메리츠증권은 KB금융그룹에서 디지털 혁신을 이끌던 조재형 전 KB이노베이션허브 센터장을 영입해 HTS와 MTS 서비스 개선에 속도를 냈다. 무료 수수료 정책으로 가입자가 빠르게 늘어나는 과정에서 복잡한 UI에 대한 불만이 커지자 플랫폼 사용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였다.
다만 최근 인재 확보는 기존 사업의 디지털화 수준을 넘어 신사업 진출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결이 다르다는 평가다. 증권사들이 디지털 자산 생태계 강화를 미래 성장 축으로 삼으면서 이를 구현할 수 있는 AI·데이터 전문 인력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신년사에서 김미섭·허선호 부회장이 “전통 자산과 디지털 자산이 융합되는 글로벌 금융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를 선도하겠다”고 밝히며 관련 인재 유치에 힘을 싣고 있다. 회사는 연봉 1억원 이상을 제시하며 AI와 디지털 분야 석·박사급 인력 영입을 추진 중이다. 이들을 중심으로 글로벌 디지털 월렛(Global Digital Wallet)을 구축해 전통 자산과 디지털 자산을 아우르는 금융 환경을 조성하고, 다양한 자산의 토큰화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한화투자증권 역시 ‘디지털 자산 전문 증권사’로의 전환을 목표로 인재 확보에 나섰다. 현재 웹3 기반 토큰화 자산(RWA) 개발을 비롯해 프론트엔드·백엔드·프로덕트 매니저(PM)·UI/UX 등 디지털 전문 인력을 모집하며 관련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증권사들이 디지털 전환을 신산업 동력으로 삼고 있는 만큼 인재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증권업계에서도 기술 인재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