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째 교보증권을 이끌고 있는 박봉권 대표가 4연임에 도전한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도약을 앞둔 상황에서 교보증권이 ‘장기 CEO 체제’를 이어갈지 관심이 쏠린다.
11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교보증권 임원추천위원회는 최근 박 대표를 차기 대표 후보로 추천했으며, 이달 말 이사회에 재선임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이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 여부가 결정된다.
박 대표는 교보증권의 모회사인 교보생명에 입사해 주식과 채권 운용 업무를 담당했고, 이후 HDC자산운용, 피데스자산운용, 국민연금 등을 거쳐 2020년부터 교보증권 대표이사직을 수행하고 있다. 이후 2022년과 2024년 연임에 성공하며 현재 6년째 회사를 이끌고 있다.
현재 교보증권은 각자 대표 체제로 운영되며, 박 대표가 자산 관리(WM)와 투자은행(IB)을 총괄하고, 이석기 대표가 경영 지원과 세일즈앤드트레이딩(S&T)을 맡고 있다. 이 대표의 임기는 2027년 3월까지다.
박 대표가 4연임에 성공하면 8년 이상 재임하게 된다. 이 경우 박 대표는 역대 최장수 증권가 CEO 중 한 명이 된다. 현재까지 가장 긴 기간 연임해 온 CEO는 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2010년 2월 취임해 2023년 11월까지 13년을 재임했다. 이어 김해준 전 교보증권 대표이사(13년),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전 대표(12년) 순이다.
이는 업계 평균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2018년 발표된 자본시장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증권사 CEO 179명의 2001~2016년 재임 기간 중위값은 3년, 평균은 42.6개월(3.5년)이다. 특히 지배 주주 CEO(92개월)를 제외하고는 32~36개월 수준으로, 전문 경영인이 6년 이상 장기 재임하는 사례는 상대적으로 드물다.
업계에서는 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진입이라는 대형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만큼 급격한 리더십 교체보다는 현 체제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취임 이후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온 점 역시 연임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박 대표는 재임 기간 동안 종투사 진입에 공을 들여왔다. 종투사로 지정되면 헤지펀드 대상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가 가능해지고 기업 신용공여 한도도 자기자본의 100%에서 200%로 확대된다.
나아가 자기자본 4조원을 넘기면 초대형 IB로 인정받아 발행어음 사업 등을 통한 자금 조달 기반도 확보할 수 있다. 최근 증권업이 자본력을 앞세운 대형사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는 만큼 종투사 인가 여부는 중형 증권사의 경쟁력을 가르는 핵심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교보증권은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본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19년 말 9604억원이던 자기자본은 2025년 11월 기준 2조1231억원으로 늘었다. 다만 종투사 요건인 3조원까지는 아직 약 9000억원가량이 부족한 상황이다.
실적 개선 흐름도 연임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교보증권의 영업이익은 2022년 517억원에서 2023년 703억원, 2024년 1139억원으로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 역시 433억원에서 676억원, 1177억원으로 확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