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tGPT DALL·E.

이 기사는 2026년 2월 6일 16시 20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올해 들어 상장 벤처캐피털(VC)들의 주가가 급반등했다. 코스닥시장 대표적인 소외주로 꼽혔지만, 인공지능(AI) 등 딥테크 열풍에 정부의 정책 기대감까지 더해지면서 핵심 성장주로 떠오른 것이다. 유망 기술 기업 지분을 선점한 일부 VC는 이른바 ‘대리 투자처’ 대우까지 받고 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벤처투자, DSC인베스트먼트, 아주IB투자 등 코스닥시장 상장 VC 18개사의 주가는 2월 6일 종가 기준, 2024년 말 대비 평균 69.2% 상승했다. 같은 기간 678.19포인트에서 1080.77포인트대로 급반등한 코스닥지수 상승률(59.4%)을 뛰어넘었다.

일부 상장 VC는 특히 AI·딥테크 부문 주요 투자처의 가치 재평가를 연료 삼아 5배 이상으로 오르기도 했다. 미래에셋벤처투자가 대표적으로, 스페이스X, 몰로코 등 글로벌 유니콘 투자 지분 가치가 재평가되며 4500원선이었던 주가가 2만4000원선으로 급등했다.

DSC인베스트먼트 역시 토종 AI 반도체 기업 퓨리오사AI 투자사로 주목받으며 2800원 선이었던 주가가 8400원대로 약 195% 올랐다. 이밖에 SV인베스트먼트(97.7%), 아주IB투자(93.1%), LB인베스트먼트(87.8%) 등 VC도 100% 가까운 상승률을 기록했다.

VC가 단순 테마주를 벗어나 핵심 성장주로 변모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 VC 주가는 정치인 인맥이나 메타버스, 대체불가능토큰(NFT) 등 유행에 편승해 급등락을 반복하는 단기 테마주 취급을 받았지만, ‘AI·딥테크’가 주요 산업의 영역에 오르면서 상황이 변했다. 물론 지금도 단기 테마 성향이 없는 것은 아니나, 예전에 비하면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인정받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AI와 딥테크 기술이 주요 산업 전반으로 확산하면서 VC가 보유한 투자 기업 지분이 실제 회수 수익(성과 보수)으로 연결되는 단계에 왔다”면서 “기대감으로 오르는 테마주 성격은 여전히 남아 있지만, 적어도 막연한 기대는 아닌 상황”이라고 했다.

실제 국내 주요 VC는 현재 AI 포트폴리오 회수 단계에 진입했다. 과거 일찌감치 투자한 유망 AI 기술 기업들이 최근 산업 주목도를 타고 속속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나서면서다. 스톤브릿지벤처스만 해도 2019년 최초 투자해 누적 105억원 가량을 투자한 노타 부분 회수만로 이미 425억원을 회수했다.

주요 상장 VC 주가 상승 추이. /Gemini

정부의 벤처투자 시장 활성화 정책 기대도 VC 주가 상승의 동력이 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해 12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내놓은 ‘벤처 4대 강국 도약 종합대책’에서 벤처투자 연 40조원 시대 개척 방침을 내놨다. 여기에는 AI·딥테크 유니콘 50개 창출이 포함됐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돈을 풀어 AI·딥테크 유니콘 50개를 만들겠다고 할 때, 기업 선정은 VC들이 먼저 발굴한 기업이 유력 지원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정부 지원으로 기업이 성장하면, VC의 몸값도 올라갈 것이란 기대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VC에 우호적인 제도도 나오고 있다. 벤처투자회사의 투자의무 이행 기간이 기존 3년에서 5년으로 조정되면서 VC들이 딥테크 등 호흡이 긴 분야에 장기 투자를 이어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은 물론,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AI 맞춤형 기술특례상장 제도까지 꺼냈다.

반면 딥테크 트렌드에서 소외된 일부 하우스는 지수 상승률을 밑돌거나 오히려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우리기술투자, SBI인베스트먼트, 대성창투 등이다. 특히 영화 투자가 주력이었던 대성창투는 2월 현재 주가가 1년여 전보다 11.7% 하락했다. 우리기술투자는 두나무 주주라는 점 때문에 비트코인과 연동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