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온시스템의 주가가 실적 개선과 오버행(잠재 매도 물량) 해소 기대에 힘입어 3개월 만에 4000원 선을 회복했다. 여기에 유상증자 이후 주가를 눌러왔던 공매도의 ‘숏커버링(공매도 청산)’이 나타나며 상승 탄력이 한층 강화됐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한온시스템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05원(8.19%) 오른 4030원에 마감했다. 지난달 30일 3275원이었던 한온시스템 주가는 이달 들어 4030원까지 23% 급등했다.
주가 상승의 배경에는 실적 개선과 신규 수주 소식이 자리한다. 한온시스템은 지난 3일 연간 매출이 전년 대비 8.9% 증가한 10조8837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184.6% 급증한 2718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여기에 아마존 자율주행 자회사에 로보택시 전용 열관리 시스템을 공급한다는 언론 보도까지 나오면서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그동안 주가 상승의 발목을 잡아온 오버행 우려가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신윤철 키움증권 연구원은 3일 리포트를 통해 “유상증자 주관사 NH투자증권이 인수했던 실권주 6400만주에 대한 매도 물량이 주가 상승 압력을 제한해 왔다”면서 “현재 오버행 물량은 대부분 소화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분석했다.
앞서 한온시스템은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해 약 9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3억7450만주(총 발행 주식 수 대비 55.17%)를 새로 발행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약 6385만주의 실권주가 발생했고, 이를 주관사인 NH투자증권이 인수하면서 시장에서는 해당 물량이 언제든 출회될 수 있다는 경계심이 확산됐다.
실제로 지난해 9월 유상증자 발표 이후 공매도 순보유잔고도 급증하면서 주가의 하방압력을 키웠다. 통상 공매도 보유잔고가 늘어나는 것은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자가 많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잔고는 발표 전 한 달(8월 22일~9월 22일) 평균 74억여원에서 발표 이후(9월 23일~12월 22일) 170억여원으로 늘었고, 실권주 발생 소식이 전해진 이후(12월 23일~2월 2일)에는 284억원 수준으로 급증했다.
그러나 최근 오버행 물량이 상당 부분 소화되고 실적까지 개선되자 주가는 급등세로 돌아섰다. 특히 주가 하락을 예상해 공매도에 나섰던 투자자들이 손실을 막기 위해 주식을 다시 사들이는 ‘숏커버링’이 유입되면서 상승 탄력이 한층 강화됐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4일 한온시스템의 대차 잔고 상환 주수는 942만7075주로 체결 주수(382만4162주)를 크게 웃돌았다.
단기적인 수급 개선과 별개로 증권가는 중장기 성장 동력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온시스템은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A/S 부품 사업에 대한 도전을 예고했다. 신 연구원은 “현대모비스가 A/S 부품 사업으로 20%대의 영업이익률을 올리고 있다”며 “한온시스템이 현대모비스 수준의 마진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더라도, 손익 구조 탈출을 가속화하기 위한 주요 파이프라인으로 역할은 기대해볼 만하다”고 분석했다.
유럽 전기차 시장 회복 가능성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김진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독일이 1월 전기차 보조금을 재개했고 프랑스와 스페인 등의 지원 정책도 이어지고 있다”며 “유럽 매출 비중이 높고 폭스바겐(VW) 비중이 큰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고객사의 전동화(xEV) 프로젝트 일부 물량이 현대위아로 이전될 가능성은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 내 전동화 프로젝트 물량 일부가 현대위아로 이동할 경우 한온시스템의 xEV 중심 신규 수주가 둔화될 수 있다”며 “이에 따라 장기 성장성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