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증권가./뉴스1

코스피가 4일 장중 사상 최고치인 5368.80까지 치솟으면서 증시 과열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증시 랠리를 기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빚투(빚내서 투자)’가 급증하자, 증권사들은 잇달아 대출 빗장을 걸어 잠그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이날부터 신규 증권담보대출을 중단하고 신용융자 한도를 조정했다. 자사가 C등급으로 분류한 국내 주식의 신용융자 한도는 기존 1억원에서 5000만원으로 절반 축소됐다. KB증권도 지난 3일부터 신용융자 매수 주문을 일시 제한했다. 신용잔고가 5억원 이내일 경우 매매가 가능하지만, 이를 초과하면 신용매수가 불가능하다. KB증권은 지난달 28일 주식·펀드·주가연계증권(ELS) 등을 담보로 한 대출을 제한한 데 이어, 이번에는 신용융자까지 막았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같은 날 신용공여 한도 소진을 이유로 증권담보대출 서비스를 일시 중단했다.

증권사들이 앞다퉈 대출을 조이는 것은 자본시장법상 신용공여 한도가 자기자본의 100%로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은 증권담보대출을 선호하지만, 한도 관리를 위해 증권사들은 신용융자보다 담보대출을 먼저 제한하는 경우가 많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국내 증시의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30조4731억원으로, 지난해 말(약 27조원)보다 3조2000억원가량 늘며 역대 최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 신용거래 잔액은 20조982억원으로, 코스닥 시장(10조3749억원)의 약 두 배에 달한다.

개인 투자자가 증시 랠리의 핵심 매수 주체로 부각되면서 빚투가 가파르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코스피와 코스닥이 각각 5%, 4% 넘게 급락한 지난 3일 개인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서 약 4조800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는 종전 사상 최대였던 2021년 1월 11일(4조4921억원)을 넘어선 규모다. 단기 급락 이후 반등을 기대한 개인 투자자들이 저가 매수에 적극 나선 것이다.

이상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지수 상승 국면에서 이른바 포모(FOMO·소외에 대한 두려움)를 느낀 투자자를 중심으로 레버리지 투자가 늘고 있다”며 “최근 시장 변동성이 큰 만큼 신용융자 활용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