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단 하루 만에 ‘워시 쇼크’의 영향권에서 벗어나며 반등에 성공했다. 대외 변수에 일시적으로 흔들렸던 코스피는 6%대 강세를 보이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코스닥 역시 4%대 상승으로 장을 마쳤다. 어제의 급락이 시장의 펀더멘털 훼손보다는 거시 경제 불확실성에 따른 심리적 위축이었음을, 오늘의 빠른 회복세가 방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 최고치를 경신한 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지수가 전일대비 338.41포인트(6.84%) 오른 5,288.08을 나타내고 있다. /뉴스1

3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338.41포인트(6.84%) 오른 5288.08에 장을 마치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날 하락분(274.69포인트)은 모두 만회했다.전날 발동된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매 호가 일시 효력 정지)에 이어, 이날은 장 초반부터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되며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매파’ 성향의 케빈 워시를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으로 지명한 여파로 전날 글로벌 위험자산 가격이 일제히 급락했으나, 시장이 이를 하루 만에 소화해 내며 ‘워시 쇼크’는 단기 해프닝에 그치는 모습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수급 영향 이외의 펀더멘털 변화가 없었기에 빠르게 저가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전일 낙폭을 회복했다”고 설명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날 시장 변동성을 야기했던 워시 의장 지명과 원자재 가격 급락 모두 단기 차익실현 명분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전날 대량 매도에 나섰던 외국인과 기관은 코스피 시장에서 순매수에 나섰다. 개인이 2조9000억원 넘게 순매도한 가운데, 외국인은 7183억원, 기관은 2조1694억원 순매수했다. 특히 기관 중 금융투자업체 홀로 1조4500억원 넘게 사들였다. 개인의 상장지수펀드(ETF) 물량은 금융투자 물량으로 집계된다.

이재원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의 급반등에 대해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코스피 지수 모두 상대강도지수(RSI) 70을 하회하며 과매수 구간을 탈피했다”고 분석했다. 이에 기술적 과열이 해소됐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이 코스피 지수에 대한 전망을 상향한 것도 반등에 영향을 줬다. JP모건은 이날 낸 보고서를 통해 코스피 기본 시나리오 목표치를 6000으로, 강세 시나리오 목표치를 7500으로 상향했다.

이날 장에서는 전날 낙폭이 컸던 업종들의 반등이 뚜렷했다. 반도체 대형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크게 올랐다. 삼성전자는 11% 넘게 상승했고, SK하이닉스도 9% 오르며 마감했다.

LS ELECTRIC과 효성중공업 등 원전·전력기기 업종도 저가매수세가 유입되며 전일 낙폭을 회복했고 증시 반등으로 호실적이 기대되는 증권주도 올랐다.

한편 같은 시간 코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45.97포인트(4.19%) 상승한 1144.33으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역시 원자재 가격 안정과 미국 제조업 지수 호조에 따라 투자 심리가 회복되며 반등한 것으로 분석된다.

코스닥 시장은 이날도 개인들의 ETF 매수가 이끈 것으로 보인다.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7197억원, 857억원 순매도에 나선 가운데 기관은 8569억원 순매수했다. 기관 수급 중 약 8000억원이 금융투자의 매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