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3000포인트 달성′을 내세운 정부와 여당이 코스닥 부실 상장사 퇴출에도 목소리를 높이자, 한국거래소가 코스닥 상장 요건을 추가로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부실 상장사를 더 빨리 퇴출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해 금융위원회와 함께 발표한 시가총액·매출액 등 상장 기준을 강화한 것과 별도 조치다. 거래소 관계자는 “부실 기업을 더 많이 퇴출하도록 상장 요건을 강화하는 방향을 검토 중”이라며 “우선 거래소 내부에서 방안을 만들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금융위가 코스닥 시장에 부실한 기업을 신속하게 퇴출시키고, 상장 기업 수를 늘려 벤처·혁신 기업이 쉽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다산다사(多産多死)’ 구조로 전환하겠다고 한 방안의 후속 조치로 풀이된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증권거래소는 일종의 백화점”이라며 “상품 가치가 없는 썩은 상품, 가짜 상품이 많으면 누가 가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상품 정리부터 확실히 하고 좋은 신상품을 신속하게 도입해 고객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부실 기업 퇴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미 거래소는 코스닥 부실 기업 퇴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만 KH미래물산, 장원테크, KH건설, 푸른소나무, 인트로메딕, 파멥신 등 6곳의 코스닥 기업이 상장 폐지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한 곳의 기업이 상장폐지된 것과 비교하면 상폐 건수가 크게 늘었다. 엔케이맥스, 카이노스메드에 대해서는 실질심사를 거쳐 상폐 결정을 내렸다.
앞으로도 상폐되는 코스닥 기업은 늘어날 전망이다. 지금까지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단계에 있거나 개선기간을 부여받은 곳은 21곳이다. 여기에 감사보고서 제출 시즌이 돌아오면서 형식적 상폐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코스닥 기업들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형식적 상장폐지는 최종 부도, 시가총액 40억원 미달, 자본 전액 잠식 등의 사유가 발생하면 즉시 퇴출되는 제도다.
지난해 금융위가 강화한 코스닥 시장 상폐 심사 요건도 올해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기존에는 시가총액 40억원 이상이면 상장 유지가 가능했지만 올해부터는 150억원 이상이어야만 상장 유지가 가능하다. 지난 30일 기준 상장 시가총액이 150억원 미만인 코스닥 기업은 15곳(스팩 제외)에 이른다.
다만 거래소에서 코스닥 기업 상폐를 빠르게 결정하더라도 기업들이 법원에 이에 대한 가처분을 신청하기 때문에 실제 상폐까지는 오랜 시일이 걸린다. 대부분 사례는 법원에서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지만 판단이 나오기까지 통상 6개월 정도가 소요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