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코스닥 지수가 7% 넘게 폭등하면서 1999년 ‘닷컴버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증시 활성화를 강조하는 정부가 코스피 지수 5000포인트를 조기 달성하고, 정책 초점을 코스닥 시장에 집중할 것이라는 분석에 투자 자금이 대거 코스닥 시장으로 유입됐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0.48포인트(7.09%) 폭등한 1064.41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지수가 1060선을 돌파한 것은 ‘닷컴버블’이 터지기 시작한 2000년 이후 처음이다.

1999년 시작된 IT 붐에 따라 코스닥 지수는 2000년 3월 2925포인트를 넘으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그해 연말 닷컴버블이 붕괴하면서 1000포인트가 붕괴됐다. 이후 코스닥 지수가 1000포인트를 넘은 경우는 간혹 있지만, 안정적으로 1000선에 안착하진 못했다.

26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닥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뉴스1

이날 코스닥시장의 거래대금은 25조원을 넘어 평소의 두 배 수준에 육박했는데, 유가증권시장의 거래대금(22조원)을 넘었다. 장 초반 코스닥 선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만 외국인이 4000억원 넘게 순매수했고, 기관은 2조6000억원 매수 우위였다. 기관 자금 대부분은 개인이 매수하는 상장지수펀드(ETF)로, 2조원이 넘었다. 연기금도 1500억원 순매수했다. 최근 코스피 지수가 정부가 목표로 한 5000포인트를 달성했는데, 이후 당정이 코스닥 활성화를 강조하고 나서면서 투자 자금도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닥 시장으로 옮겨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더불어민주당 ‘코스피 5000 특별위원회’ 위원들은 최근 이재명 대통령과 오찬 자리에서 코스닥 3000포인트 달성을 다음 목표로 제안했다고 한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코스닥 시장의 신뢰도를 높이고 혁신을 활성화하기 위해 부실기업은 신속하게 퇴출하고, 인공지능(AI), 우주, 에너지 같은 유망 기술기업의 기업공개(IPO)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 지수 대비 코스닥 지수의 상대 수익률 격차가 확대된 가운데 뚜렷한 모멘텀이 부족한 환경이지만 수급이 코스닥 시장에 급격하게 쏠리는 현상이 나타났다”며 “증권형 토큰(STO) 활성화와 원화 스테이블 코인이 코스닥 시장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떠오른 가운데 로봇 산업 성장에 대한 기대로 로봇과 배터리 관련 업종이 강세를 보였다”라고 설명했다.

코스닥 시장의 로봇 대장주 레인보우로보틱스가 폭등했고,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 역시 20% 안팎 올랐다.

코스닥 지수가 폭등하는 사이 코스피 지수는 하락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40.48포인트(0.81%) 내린 4949.59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장 초반 5000포인트 안착을 시도했지만, 외국인이 순매도하는 가운데 개인 자금도 코스닥 시장으로 이동하면서 지수가 다시 반등하지 못하고 하락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