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이후 은값이 30% 넘게 올랐다. 태양광과 인공지능(AI) 산업의 실물 수요에 중국·인도의 투자 수요까지 가세하며 ‘금보다 귀한 은’ 대접을 받고 있다. 시장에서는 견고한 수요로 은값 랠리가 좀처럼 꺾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22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은 선물은 지난 20일(현지 시각) 전 거래일 대비 6.10달러(6.89%) 오른 94.64달러에 마감했다. 장중에는 95.78달러까지 뛰었다. 은값은 2025년 연초 대비 210% 뛰었으며 올해 들어서만 30% 넘는 수직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투자자 자금도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 최근 한 달간 ‘KODEX 은선물(H)’에는 3353억원이 순유입되며 국내 ETF 가운데 자금 유입 규모 10위에 올랐다. 이 기간 수익률은 42.76%에 달해 금 등 다른 투자 자산의 수익률을 압도했다.

전체 생산량의 절반이 동·아연·납 광산의 부산물로 나오는 은은 수요가 늘어난다고 해서 단기간에 생산을 늘리기 어려운 대표적인 비탄력적 금속이다. 실버인스티튜트에 따르면 은 공급량은 2016년부터 2025년까지 연간 약 10억온스 수준에서 큰 변동 없이 정체된 반면, 수요는 꾸준히 증가해 최근 5년 연속 공급 부족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은은 태양광 패널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제어 장치 등에 필수적인 산업재라는 특성 탓에 가격이 상승해도 수요를 줄이기 어렵다. 여기에 지난해 10월 중국의 은 수출 통제와 11월 미국의 ‘중요 광물’ 지정이 맞붙으며 선제적 물량 확보를 위한 ‘패닉 바잉’까지 가세했다는 분석이다.

폭발적인 은값 랠리로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지난해 말부터 네 차례에 걸쳐 증거금을 인상하며 투기 세력 억제에 나섰지만, 견고한 수요 앞에 상승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이에 장기적으로는 은값 상승세가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이 우세하다. 삼성선물은 최근 은이 2026년 말 기준 15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한 업계 관계자는 “투자 수요 관점에서는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안전 자산 수요 지속 여부와 글로벌 금리 인하 사이클의 종료 시점 등을 유의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