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이 2011년 저축은행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지원한 자금 중 회수·상환하지 못한 부채 2조원의 처리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저축은행 업권이 2조원을 모두 떠안게 되면 소비자에게 대출 이자로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업계에서 나온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예금보험공사는 올해 연말 운영이 종료되는 ‘상호저축은행 구조조정 특별 계정’에 대한 후속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 예보는 2011년 저축은행 사태 당시 부실 저축은행 구조조정을 위해 특별 계정을 신설하고 27조2000억원의 지원금을 투입했는데, 작년 말 기준 회수하지 못한 자금 2조원가량 남아있다.

저축은행 로고 이미지. /뉴스1

금융위와 예보는 운영 기간을 연장해 부보 금융회사(예금보험 적용 금융사)가 납부하는 예금보험료(예보료)로 부채를 상환하게 하는 방안과 운영을 종료해 저축은행이 부채를 모두 부담하게 하는 방안 두 가지를 놓고 검토하고 있다.

금융 당국이 특별 계정 운영을 종료하면, 남은 부채 2조원은 저축은행의 예금보험기금이 적립되는 일반 계정으로 이전된다. 하지만 저축은행이 납부한 예보료 대부분이 특별 계정 부채 상환에 사용돼 일반 계정도 적자 상태다. 2024년 말 일반 계정 부채가 1조8979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저축은행은 특별 계정 부채 2조원을 합쳐 3조원 이상을 상환해야 한다.

저축은행이 부담해야 할 부채가 확대되면 예보료율이 상승한다. 예보는 업권별로 향후 10년 뒤 적립해야 할 예금보험기금 목표를 제시하고,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수준으로 예보료율을 산정한다. 부채가 늘어난 만큼 더 많은 예보료를 납부해야 한다.

높아진 예보료 부담은 대출 이자로 전가될 가능성이 높다. 저축은행은 납부하는 예보료 일부를 법정 비용으로 산정해 대출 이자에 반영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여신 규모 상위 10개 저축은행이 2020년부터 작년 상반기까지 대출 이자에 포함시킨 법정 비용 9631억원 중 예보료는 7313억원(75.9%)이었다.

특별 계정 운영이 연장되면 저축은행을 포함한 모든 부보 금융회사가 부채를 상환하는 구조가 계속된다. 저축은행 업권에서 발생한 부실을 다른 업권이 또 부담해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 운영 기간을 연장하려면 예금자보호법을 개정해야 하는 만큼 국회 문턱도 넘어야 한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대출금리 전가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대출금리체계모범규준을 개정 시행했다”며 “예보료가 대출금리 산정 시 반영되지 않도록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