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국내 주요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을 한 자리에 불러 모은 가운데, 서재완 부원장보가 MBK파트너스를 겨냥해 “해외 PE의 안 좋은 사례가 국내에서도 나타나는 것 같아 제재를 시작했다”며, “지금 (부작용을) 막아야 PE들이 순기능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날 오후 사모펀드협의회 소속사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금감원에서는 이찬진 원장을 필두로 서 부원장보 등 금감원 고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PE 측에서는 박병건 협의회장 등 대형 운용사 CEO 및 대리인 12명이 참석했다. MBK파트너스에서는 참석하지 않았다.
이날 간담회는 이 원장 취임 이후 처음 열린 것이다. 직전 간담회는 2024년 12월 이복현 전 원장이 개최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서 부원장보가 언급한 ‘해외 PE의 안 좋은 사례’는 이른바 ‘애셋 스트리퍼(Asset stripper)’로 불리는 해외 사례들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애셋 스트리퍼는 회사를 인수해 키워서 매각하는 것보다는 회사 내 자산을 떼어내 현금화한 뒤 투자금을 회수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전략을 뜻한다. 배당 확대 및 부동산 매각 후 재임차(세일앤리스백) 역시 애셋 스트리퍼의 전략 중 하나로 간주된다.
서 부원장보는 “금감원은 PE의 순기능 강화를 위해 노력 중이며, PE들을 괴롭히려는 게 아니다”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내가 소통 창구가 돼서 PE들과 자주 연락하고 많은 얘기를 나누겠다”고도 덧붙였다고 한다.
이날 서 부원장보는 국민성장펀드의 운용 계획에 대해 말하며 PE들의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그는 “이재명 정부 5년 동안 계속 유동성이 공급될 텐데, PE가 같이 가야 한다”며 “이런 상황에 (홈플러스 사태 등을) 정리하지 않으면 PE는 점점 더 안 좋은 쪽으로 갈 것”이라는 취지로도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원장 역시 모두발언을 통해 “엄정한 법 집행과 자율 규제를 통해 건전하고 투명한 투자 문화를 이룩하겠다”며 “자율 규제와 준법 감시 기능을 강화해 내부 통제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PE들이 모험자본으로서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금감원은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의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부채에서 자본으로 조정하는 과정에서 국민연금 등 투자자들의 이익을 침해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지난 15일 제재심의위원회를 열어 MBK파트너스에 대한 제재 수위를 결정할 계획이었으나 보류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