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암코(연합자산관리)와 태광산업 컨소시엄이 삼촌과 조카 간 경영권 분쟁 끝에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간 동성제약의 새주인이 된다. 이들 컨소시엄은 총 1600억원을 투입해 동성제약 경영권을 인수하기로 했다.

당초 동성제약의 청산 가치는 850억원 정도로 추산됐는데, 경쟁 입찰 과정에서 몸값이 두 배로 뛰었다. 동성제약 인수전에 SM그룹도 참여하면서 몸값이 급등했다. M&A가 마무리되면 이양구 전 동성제약 회장의 우군으로 나섰던 마케팅회사 브랜드리팩터링이 주도한 경영권 분쟁도 종지부를 찍게 된다.

동성제약 본사 모습./동성제약 제공

14일 유암코와 태광산업 컨소시엄은 1600억원을 투입해 동성제약 경영 정상화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중 1400억원은 경영권 인수에, 나머지 200억원은 회사 경영 정상화 자금으로 쓰인다. 자금이 수혈되면 동성제약은 우선 부채 900억원을 상환할 계획이다. 동성제약의 현재 부채는 약 860억원으로, 자금이 집행되면 모든 부채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게 된다.

컨소시엄은 회사가 진행할 700억원 규모 제3자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500억원 규모로 발행되는 전환사채(CB)와 400억원 규모 회사채를 인수할 예정이다. 유암코와 태광산업이 각각 800억원씩 부담한다.

앞서 동성제약은 경영권 분쟁과 전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 재무 구조 악화 등으로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회생 절차가 시작됐다. 동성제약은 회생 과정에서 스토킹호스 방식(예비인수자를 먼저 선정한 뒤 공개 입찰로 최종 인수자를 결정하는 것)으로 회사 공개 매각에 나섰다.

당초 동성제약 매각가는 청산가치인 850억원 수준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런데 경쟁 입찰 과정에서 몸값이 두 배로 치솟았다. SM그룹도 계열사 나진을 앞세워 동성제약 인수전에 참여했는데, 유암코가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하면서 동성제약은 유암코를 예비인수자로 선정했다.

태광그룹이 참전한 것도 동성제약을 둘러싼 판을 키우는 데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동성제약의 몸값은 1400억원까지 높아졌다.

태광산업은 동성제약 인수를 통해 뷰티·헬스케어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태광산업은 애경산업 인수와 코스메틱 기업 실(SIL) 설립 등 생활용품과 뷰티 분야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데, 동성제약이 보유한 일반의약품 정로환, 염색약 세븐에이트, 발모제 동성미녹시딜 등과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태광그룹은 ‘M&A의 귀재’로 불리던 이호진 전 회장의 복귀 가능성이 나오면서 최근 공격적으로 기업 인수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태광그룹의 이번 행보를 단순한 사업 확장을 넘어 지배구조 개편과 경영권 승계를 위한 전략적 포석으로 분석하고 있다.

거래 정지된 동성제약을 인수해 경영 정상화가 이뤄지면, 향후 그룹 핵심 계열사와의 합병이나 지분 스와프 과정에서 유용한 카드가 되기 때문이다. 특히 태광산업이 애경산업과 동성제약을 활용해 헬스케어 지주사를 설립하고, 이를 이호진 전 회장의 장남 현준씨의 승계 지렛대로 활용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동성제약의 회생 절차는 유암코 컨소시엄이 대금을 모두 지급하면 마무리될 전망이다. 동성제약은 그동안 경영권 분쟁을 겪으면서 주권 거래도 정지됐다. 창업자 고(故) 이선균 선대 회장의 아들 이양구 전 회장이 경영에서 물러난 뒤 본인이 가진 지분을 돌연 브랜드리팩터링에 넘기면서 경영권 분쟁이 발생했다.

분쟁 과정에서 경영권을 장악했던 브랜드리팩터링 측은 여전히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동성제약에 200억원의 자금 투입을 포함한 경영 정상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주장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