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 1월 13일 16시 57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대부업체 리드코프가 메리츠증권으로부터 400억원을 빌렸다. 자회사인 신기술사업금융사 메이슨캐피탈 지분 약 35%를 담보로 걸었다. 그동안 메리츠증권은 재무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로 돈을 빌려주며 공격적으로 수익을 늘려왔는데, 이번에는 그 대상이 고금리 대출을 전문으로 하는 대부업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일러스트=챗GPT 달리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리드코프는 지난 9일 메리츠증권과 400억원 규모의 주식 담보 대출 계약을 맺었다. 담보설정 금액은 대출금의 140%인 560억원이다. 채권최고액은 빌린 돈의 120~140% 정도로 설정되는 게 일반적이다.

이번 주식담보대출은 앞서 리드코프가 알루미늄 합금 생산 기업 풍전비철로부터 빌린 돈을 차환할 목적으로 이뤄졌다.

리드코프는 지난해 5월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로부터 메이슨캐피탈을 616억원에 인수하는 과정에서 풍전비철로부터 200억원 규모의 주식담보대출을 받은 바 있다. 경영권 인수 직후 300억원 규모 유상증자까지 하느라 급하게 자금이 필요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해당 대출 계약은 작년 7월 만료될 예정이었다가 올해 1월까지 연장됐다. 애초에 브릿지론 형태로 일시적으로 자금을 조달했던 것으로 보인다.

IB 업계 관계자는 “리드코프는 지난해 5월 메이슨캐피탈 인수를 종결하고 바로 유상증자까지 해야 해 자금이 급하게 필요했을 것”이라며 “증권사의 담보대출 심사를 기다리기엔 시간이 촉박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단 풍전비철로부터 단기간 돈을 빌린 뒤, 향후 증권사로 갈아타는 방식을 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메리츠증권과의 주식담보대출 계약을 살펴보면, 담보권이 전부 실행될 경우 리드코프의 메이슨캐피탈 지분율은 62.99%에서 28.28%로 낮아지게 된다. 담보 실행 시 최대주주가 메리츠증권으로 바뀌게 되는 셈이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담보가치와 채권최고액의 차이다. 이번에 담보로 제공된 메이슨캐피탈 주식 7364만8200주의 시가는 180억원에 불과하다(13일 종가 기준).

때문에 시장에서는 메리츠증권이 담보 주식을 팔아 원금을 전액 회수할 생각으로 대출을 해줬다기보다는, 리드코프 자체의 상환 능력을 긍정적으로 고려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해석한다.

리드코프의 상환 여력은 유동자산(1년 내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을 토대로 단순하게 판단하기 어렵다. 작년 3분기 말 유동자산이 7184억원이지만, 그중 6290억원이 고객에게 빌려준 돈(대출채권)이다. 당장 손에 쥔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422억원, 단기금융상품이 231억원 수준이다.

다만 3분기 누적 이자 수취가 941억원으로 이자 지급액 296억원을 크게 웃돌고 영업활동현금흐름도 103억원 플러스여서, 메리츠증권도 담보 주식의 처분보다는 리드코프의 이자수익 기반 현금 창출력과 차환 가능성을 보고 대출을 집행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담보로 제공된 메이슨캐피탈 주식이 대주주의 경영권 지분이라는 점도 가치 산정에 반영됐을 것으로 보인다. 리드코프가 메이슨캐피탈을 인수할 당시 1주당 가액은 856원으로, 주식 양수도 계약 체결 당시 주가(320~380원)의 2배를 크게 웃돌았다.

메리츠증권은 그동안 재무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대상으로 고금리 대출을 집행하며 수익을 적극적으로 추구해 왔다. 연 금리가 10%를 넘는 사례도 종종 있었다. 2024년 말 폴라리스쉬핑에는 연 12.5%에 대출해 줬고, 같은 해 M캐피탈에도 최고 10%대 중반 금리를 적용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