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전기의 주식 거래 정지 의혹을 받는 김영준 이그룹(옛 이화그룹)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들이 2024년 구속 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들어가고 있다./뉴스1

이 기사는 2026년 1월 8일 11시 13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이그룹(옛 이화그룹)이 이화전기공업(옛 이화전기)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을 끝내고 현금 조달에 나섰다. 지난해 주력 계열사 3사가 일제히 상장폐지된 이후 새로운 상장사 두 곳을 잇따라 인수하면서 현금이 부족했을 것으로 보이는 이그룹은 전환사채(CB) 매각으로 다소 숨통이 트였다. 이 과정에서 과거 김영준 이그룹 회장과 인연이 깊었던 원영식 오션인더블유 회장(옛 초록뱀그룹 회장)이 측면 지원을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화전기공업은 보유 중이던 오늘이엔엠 CB 약 50억원어치를 사이판 골프장을 소유한 법인 사이판 라오라오 디벨롭먼트에 처분하기로 했다. 해당 CB는 오늘이엔엠이 2024년 8월 발행한 5회차 CB로, 이자율은 표면 1%, 만기 6%다. 만기일은 2027년 8월 2일이며, 전환가액은 현재 주가의 약 2배에 달하는 1821원이다.

주식 전환 조건이 좋지 않음에도 50억원 정가에 CB를 매입해 줬다는 것은, 오늘이엔엠 측이 이그룹을 어느 정도는 측면 지원해 줬다고 볼 수 상황이다.

이화전기공업은 이화그룹의 핵심 계열사 중 하나였으나,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로 상장폐지됐다. 지난해 9월 이화 3사(이화전기·이트론·이아이디)는 함께 정리매매가 진행됐다.

정리매매 과정 중에 이슈가 하나 있었는데, 가구 기업 코아스가 돌연 이화전기공업 주식을 대량으로 사들였다는 점이다. 코아스는 정리매매 기간 약 170억원을 투입해 이화전기공업의 지분 34%를 확보하면서 적대적 M&A를 시도했다. 이화전기의 최대주주였던 이트론은 우호 세력을 동원해 장내 지분을 매집하면서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양측의 분쟁은 상장폐지 이후까지 이어지는 분위기였으나, 지난달 양측이 합의하면서 일단락됐다. 코아스는 장내에서 사들인 이화전기공업 주식 전량을 이트론에 넘기고, 해성옵틱스와 제이케이시냅스의 CB 약 200억원어치를 받기로 했다. 이그룹 입장에서는 현금 유출 없이 이화전기 지분을 회수하는 데는 성공했으나, 이화전기의 기업가치를 코아스에 내준 CB의 시장가치만큼은 추가로 끌어올려야 ‘남는 장사’가 되는 상황이다.

이그룹은 이화전기를 둘러싼 경영권 분쟁을 마치자 현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 시장에서는 주요 상장사를 잃은 이화그룹이 지난해 롤링스톤(옛 더바이오메드), 애드바이오텍 등 상장사를 인수하면서 현금 동원력이 크게 떨어진 상태라고 보고 있다. 이화전기공업의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3분기 기준 29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여기에 지난해 11월 애드바이오텍이 발행한 82억원 규모의 CB를 인수하는 등 현금 지원에 나서면서 재무 상태가 악화해 있다.

오늘이엔엠 CI.

일각에서는 이그룹과 오늘이엔엠 사이의 관계에 주목한다. 오늘이엔엠은 2023년 사이판 라오라오 골프앤리조트 사모투자합자회사에 200억원을 출자하면서 운영권을 획득한 바 있다. 이화전기공업이 사이판 라오라오 디벨롭먼트에 오늘이엔엠 CB를 매각한 것은, 오늘이엔엠이 CB를 회수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셈이다.

오늘이엔엠은 과거 이화그룹의 계열사였던 이큐셀을 인수해준 휴림그룹에 속해 있었으나, 지난해 7월 오늘바이오가 구주 매입과 유상증자를 통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오늘바이오는 오늘이엔엠 인수 이후 사업 목적에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추가하고, 엔터테인먼트사 대표 경력이 있는 인물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등 신사업에 나선 바 있다.

이 때문에 이번 거래가 원영식 회장과 연관이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원영식 회장의 사실상 개인 회사인 아름드리코퍼레이션이 오늘바이오가 인수한 오늘이엔엠의 CB를 확보, 현재 약 4.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업계에서는 오늘이엔엠이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진출한 것 또한 원영식 회장의 영향을 받은 것 아니냐는 시각이 나온다. 원영식 회장은 과거 초록뱀그룹을 이끌면서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했었다.

자본시장업계 한 관계자는 “김영준 회장과 원영식 회장의 관계를 고려했을 때 이그룹을 지원하기 위한 설계로 이번 거래가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며 “오늘이엔엠의 최대주주인 오늘바이오와 다보인터내셔널의 실체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원영식 회장이 배후에 있을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