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스 홈페이지 캡처.

이 기사는 2026년 1월 8일 15시 45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혁신자산운용이 지난달 초정밀 제어 기술 기업 모비스 인수를 선언한 가운데, 이번 인수가 주가 조작 시도라면서 소송을 제기한 인물이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혁신자산운용과 딴지를 건 인물이 지난해 초전도체 테마주였던 씨씨에스에서 갈등을 벌인 적이 있다며, 그로 인한 악연이 이어진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8일 투자은행(IB)업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혁신자산운용은 지난달 2일 모비스의 최대주주인 김지헌 대표가 보유한 837만72주(26.02%)를 450억원에 매입하는 계약을 맺었다. 모비스는 입자가속기, 핵융합로, 대형망원경 등 대규모 과학시설에 사용되는 실험물리학 및 산업 제어 시스템(EPICS) 기반 정밀 제어 기술을 보유한 기업으로, 추후 양자컴퓨터와 인공지능(AI) 사업을 확장한다는 목표다.

혁신자산운용은 계약금 20억원을 납부하고, 정관 변경과 경영권을 넘겨받기 위한 주주총회 전날 잔금 430억원을 치를 예정이다. 주주총회가 오는 27일로 예정돼 있는 만큼 이달 내로 인수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 6일 주주총회 개최 금지 가처분 신청이 접수되면서 인수 계획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생겼다. 이번 소송을 제기한 최봉진씨는 김지헌 대표와 혁신자산운용의 이번 주식 매매 계약이 인위적으로 주가를 급등시키고, 이를 통해 인수 대금을 치르려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혁신자산운용의 인수 발표 이후 모비스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지난달 2일 종가 기준 2720원이었던 모비스 주가는 약 한 달 만인 이달 8일 4350원을 기록했다. 경영권 인수와 신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를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혁신자산운용 측은 무의미한 딴지 걸기라고 주장하고 있다. 혁신자산운용 측 관계자는 “현재는 계약만 맺은 상태로 주식과 관련한 권리를 넘겨받지 않았다”며 “주식도 보유하고 있지 않은데, (주가 급등 및 주식담보대출을 통한) 인수 자금 마련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해명했다.

다만 최봉진씨와 혁신자산운용은 다른 건으로 얽혀 있다. 과거 초전도체 테마로 주가가 폭등했던 씨씨에스에서 맞붙은 전력이 있는 것이다.

씨씨에스(충북방송)는 2023년 컨텐츠하우스210에 인수된 뒤 ‘LK-99’ 개발자를 영입하면서 초전도체 테마주로 엮이며 주가가 폭등한 바 있다. LK-99는 2023년 말 국내 연구진이 개발해 상온 초전도체라고 주장한 물질이지만, 여전히 상온 초전도성은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씨씨에스는 이후 공시 의무 위반, 실적 부진 등으로 인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됐고, 현재는 거래 정지된 상태다.

국내 연구진은 2023년 말 LK-99라는 물질을 발표하면서 상온에서 초전도성을 갖는 물질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씨씨에스는 초전도체 테마주로 주목받았으나, 공시 의무 위반으로 상장폐지에 몰리면서 경영권도 흔들리고 있다./김현탁

혁신자산운용이 씨씨에스 사태에 등장한 것은 초전도체 논란이 다소 가라앉은 지난해 말이다. 혁신자산운용은 지난해 말 씨씨에스 ‘비상대책위원회’와 손잡고 회사에 300억원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사내이사 진입을 시도했다. 하지만 또 다른 주주 세력인 ‘주주연대’가 반발하고 있다.

이번 소송을 제기한 최봉진씨 또한 과거 씨씨에스 이사를 지냈으며, 주주연대에서 활동한 이력이 있다. 혁신자산운용과의 악연으로 모비스에 등장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현재 최씨는 모비스 지분을 약 1억원어치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실제 지분 보유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자본시장업계 한 관계자는 “씨씨에스를 둘러싼 경영권 분쟁이 별개의 인수 건에까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소송으로 씨씨에스 경영권 분쟁의 주도권을 가져가려는 시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모비스 측은 “최봉진씨는 과거 아이로보틱스 등 타 코스닥 상장사를 상대로도 수차례 소송을 제기한 이력이 있다”면서 “전력을 고려하면 이번 가처분 신청 역시 우량 기업의 성장을 저해하기 위한 분쟁의 연장선으로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번 소송이 큰 문제 없이 마무리되더라도 혁신자산운용의 모비스 인수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인수 가격을 놓고 어떤 뒷배경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투자 당시 혁신자산운용의 매입 지분 가치가 약 220억원 수준에 불과했으나, 경영권 프리미엄을 2배 이상 붙여 450억원 매입하기로 한 점이 고가 인수 논란을 부르고 있다. 또 투자사인 혁신자산운용은 금융회사로 분류되는 만큼 금융당국의 승인 없이는 일반 회사를 인수할 수 없다. 혁신자산운용은 이후 정정공시를 통해 계약 상대방을 ‘혁신자산운용 또는 혁신자산운용이 지정하는 자’로 바꿨으나, 계약은 혁신자산운용이 그대로 완주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혁신자산운용은 “애초에 재매각을 전제로 한 딜이 아니었다”며 “인수 후 지속적이며 안정적인 경영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