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상장폐지를 목적으로 공개매수를 활용하는 기업이 늘고 있는 가운데, 공개매수가가 소액주주가 체감하는 기업가치와 얼마나 부합하느냐가 성패를 가르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경영진과 동일한 가격을 제시하거나 성장성을 반영한 매수가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반면, 장부가치에도 못 미치는 매수가를 내놓으면서 주주 반발을 일으킨 사례도 반복되고 있다.

에코마케팅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글로벌 사모펀드(PEF) 베인캐피탈은 이달 21일까지 주당 1만6000원에 에코마케팅 주식에 대한 공개매수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베인캐피탈은 투자목적회사(SPC)를 통해 에코마케팅 경영권 지분 약 44%를 최대주주 등으로부터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며, 소액주주 지분 56%에 대한 공개매수를 거쳐 상장폐지를 추진할 계획이다.

에코마케팅의 이번 공개매수는 시장에서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베인캐피탈이 제시한 공개매수가격은 주당 1만6000원으로, 공시 전일 종가(1만700원) 대비 약 49.5% 할증이 적용됐다. 특히 이는 창업주 지분에 적용한 매수가와 동일한 수준으로, 대주주에게만 경영권 프리미엄을 부여했던 과거 일부 공개매수 사례와 차별화된다는 평가다.

아울러 이번 공개매수가격은 적정 기업가치 대비로도 나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6개월간 증권사들이 에코마케팅에 제시한 향후 12개월 목표주가가 1만2500~1만7000원 범위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매수가격은 컨센서스 상단에 해당한다. 또한 공개매수가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약 2배로, 장부에 기록되지 않은 향후 성장성이 일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이마트 용산점 외벽에 설치된 로고. /뉴스1

반면 5일 종료된 이마트의 신세계푸드 공개매수는 고질적인 ‘헐값 논란’에 직면했다. 이마트는 자회사 신세계푸드 지분 55.47%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나머지 소액주주 지분을 공개매수로 사들여 상장폐지를 추진하고 있다. 이마트가 제시한 공개매수가는 주당 4만8120원으로, 공시 직전 거래일 종가(4만100원) 대비 약 20% 프리미엄이 부여됐다.

다만 투자자 반응은 냉담하다. 기존 주가 대비 20% 높은 공개매수가에도 불구하고 제시된 가격이 투자자들의 평균 매입 단가를 크게 밑돌았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신세계푸드 투자자 1385명의 평균 매입 단가는 7만1729원이다. 주가가 급등한 이날 기준으로도 손실을 보는 투자자 비율은 83%로,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 25.21%로 집계됐다. 일부 투자자 사이에서 “수익은 커녕 원금 회수도 불가능한 상장폐지”란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증권가에서 제시한 목표주가와도 괴리가 크다. 공개매수 직전 6개월간 주요 증권사들이 내놓은 신세계푸드의 12개월 목표주가는 5만~5만8000원이었다. 이경신 iM증권 연구원은 “단기 대외변수 영향을 제외하면 자체적인 수익 개선 노력이 유효하다”며 “메인 사업부 매각을 통한 현금 유입과 체질 개선이 밸류에이션(기업가치) 할증 요인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문제는 이마트가 제시한 공개매수가가 기업의 본질 가치와도 동떨어져 있단 점이다. 실제 공개매수가 기준 신세계푸드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59배 수준으로, 장부가치의 절반을 겨우 웃돈다. 시장 가격이 기업의 내재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사실상 헐값에 지분을 확보한단 비판이 나온다.

소액주주 연대 관계자는 “단순히 시장가격에 일정 수준의 프리미엄을 더하는 방식은 결과적으로 소수주주가 저평가된 가격으로 지분을 처분하게 만드는 구조”라고 했다.

박용린 자본시장연구원 부원장은 “공개매수와 주식의 포괄적 교환은 자발적 상장폐지를 위해 만들어진 제도가 아니어서 소수주주에 대한 별도의 보호장치가 없다”며 “일정 비율의 프리미엄을 퍼센트(%)로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가격을 산정한 이유를 구체적인 산식과 설명을 통해 정확히 공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