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 1월 6일 16시 24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우주항공 소재 기업 스피어가 무산되는가 싶었던 인도네시아 소재 니켈 제련소 투자를 전격 단행한 가운데, 투자금 마련을 위한 자금 조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체 투자금 3441억원 중 250억원 규모의 스피어 전환사채(CB)를 인수하는 곳이 자본금 2800만원의 신설법인이라는 점 때문에 일부 투자자가 우려하고 있지만, 이 신설법인의 뒤에는 한 제약사 3세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250억원 CB 납입은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게 이번 딜의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의 설명이다.

일러스트=챗GPT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스피어는 지난달 31일 자회사를 통해 인도네시아 소재의 니켈 제련소에 3441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제련소 지분 10%를 확보해 니켈 공급망을 안정화하겠다는 의도다. 스피어의 주요 거래처인 미국 스페이스X의 요청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스피어는 기업 사이즈 대비 투자 규모가 너무 커, 제련소 지분 확보가 좌초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았지만 극적으로 투자자를 모집하는데 성공했다.

다만 투자 규모가 크기에 우려하는 시선이 계속 나오고 있다. 지난 2일 비상장사인 백루타를 대상으로 발행하기로 한 250억원 규모의 CB가 대표적이다. 또 5일에는 보유 중이던 자사주 180만주를 처분해 약 344억원의 현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자금 확보 목적은 각각 ‘타법인 증권 취득 자금’과 ‘종속회사 주식 출자를 위한 처분’이라고 기재했다.

250억원의 CB를 인수하는 백루타는 2024년 설립된 법인으로 자본금이 2800만원에 불과하다. 제대로 된 사업을 전개하는 것이 아닌, 페이퍼컴퍼니라는 점 때문에 대금을 납입할 능력이 없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다만 자본시장업계에 따르면 백루타의 자금줄에는 유명 제약사 그룹인 JW그룹 오너 일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인물은 그간 코스닥 시장에서 정체를 숨기고 여러 차례 투자를 단행하는 ‘비밀주의’ 행보를 보여 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백루타가 이전에 단행한 투자에서 JW그룹 오너 일가인 이동하씨의 자금이 사용됐다”며 “표면적으로 보이는 것과 달리 백루타에는 든든한 뒷배가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동하씨는 2023년 작고한 고(故) 이종호 JW그룹 명예회장의 차남이다. 즉 오너일가 3세인 이동하씨는 현재 JW그룹 경영에 별다른 관여를 하지 않고 있다. JW그룹 일부 계열사의 지분을 소량 보유하고 있으나, 현재 사내 이사로 등재돼 있는 곳은 없는 상황이다.

일반적으로 그룹사를 승계할 때 장남이나 장녀에게 주력 계열사를 물려주고 비주력 계열사를 형제·자매에게 나눠주는 경우가 많지만 JW그룹은 대부분 계열사를 장남인 이경하 회장에게만 몰아줬다.

이동하씨는 JW그룹이 아닌 코스닥 시장에서 활발한 투자 활동을 하고 있다. 다만 대부분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투자를 단행하고, 자신은 거의 드러내지 않고 있다.

지난해 화장품 기업 에코글로우(옛 스킨앤스킨)에 투자하며 2대 주주로 올라선 크리스티아너티도 이동하씨가 자금을 댄 것으로 알려졌다. 크리스티아너티는 에코글로우의 13·14회차 CB에 각각 20억원씩 투자하고,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지분을 확보했다.

크리스티아너티가 에코글로우에 투자를 단행하던 시기에도 실질 투자 주체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된 바 있다. 크리스티아너티 또한 2024년 10월 설립된 법인인 데다가 자본금이 3000만원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마찬가지로 실제로 영위하는 사업이 없고 사무실이나 직원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는 점 때문에 시장 일각에서 의혹을 제기했다.

이번 스피어 투자에는 이동하씨 외에도 또 다른 관계자가 관여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250억원은 아무리 제약사 오너 일가라고 해도 한꺼번에 넣기 부담스러운 규모라는 점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백루타의 스피어 CB 대금 납입이 무산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면서도 “250억원이라는 투자금은 이동하씨에게서만 나오기는 어려운 규모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