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타 CI.

이 기사는 2025년 12월 31일 11시 31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초정밀 질량분석기 기업 아스타가 발행한 전환사채(CB)의 리픽싱 조항이 최근 삭제됐다. 기존 리픽싱 조항은 주가 하락에 따라 CB의 전환가액을 하향 조정하는 내용으로 투자자에게 유리한 조항이었지만, 합의를 통해 해당 조항이 사라졌다. 리픽싱 조항 삭제는 이전에도 종종 있었으나 아스타의 경우에는 그 배경을 두고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스타는 지난 12월 24일 제1차 CB의 리픽싱 조항을 투자자들과 협의를 통해 삭제했다고 밝혔다. 해당 CB는 2025년 3월 30억원 규모로 상상인증권을 상대로 발행됐다. 상상인증권은 CB 투자 이후 계열사였던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에 절반씩 매도해 현재는 두 저축은행이 CB를 보유하고 있다. 상상인저축은행은 KBI그룹으로 매각이 결정됐지만, 아직은 상상인 산하에 있다.

아스타의 CB는 발행 당시와 비슷한 가격인 5165원의 전환가액을 설정하고, 5개월 주기로 주가를 평가해 주가가 하락한 경우 전환가액을 낮출 수 있는 리픽싱 조항이 있었다. 리픽싱된 전환가액은 발행 당시 전환가격의 70%를 하한선으로 제한한다.

아스타의 주가는 7월까지 5000원 대에 머무르다가 이후 급격하게 상승하며 현재 8200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CB 투자자들이 주식 전환권을 행사할 수 있는 시기는 2026년 3월 10일 이후다. 이때까지 현재 주가가 유지된다면 투자자들은 약 60% 수준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현재 주가가 양호하다고는 해도 중소형주 특성상 앞날은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인데, 다른 반대급부 없이 리픽싱을 삭제하자 상상인저축은행 측이 왜 유리한 조항을 스스로 포기했는지 관심이 쏠리는 것이다.

투자은행(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스타 입장에서는 리픽싱 조항 삭제를 통해 재무제표 개선, 오버행 우려 축소 등 이점이 크지만 투자자로서는 실익이 없다”며 “이미 주가가 전환가액을 웃돌고 있는 만큼 아스타와 장기간 협력을 위해 리픽싱 조항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리픽싱 조항 삭제와 관련해 상상인저축은행, 아스타 모두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다.

그러나 리픽싱 존재 여부와 별개로 상상인저축은행,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고수익이 가능해 보인다는 것이 IB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아스타의 CB가 높은 이자수익률을 보장하기 때문이다. 표면이자율은 1%, 만기이자율 7%인데, 7% 이자율은 일반적인 담보 대출 금리와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여기에 발행사가 투자자에게서 CB를 되사올 수 있는 콜옵션과 투자자가 조기 상환을 요구할 수 있는 풋옵션이 모두 달려 있다. 콜옵션을 행사하는 경우 이자 수익률은 연 8%까지 치솟는다.

이 CB에는 보기 드문 담보까지 설정돼 있다. 아스타는 CB 발행 당시 회사가 보유하고 있던 대여금 채권 약 17억원어치와 부동산 등을 담보로 제공했다.

아스타는 CB를 통해 조달한 자금 30억원 중 8억원을 대출 상환에 사용했다. 지난해 상상인저축은행에서 9.5% 이자로 빌린 자금을 대환하는 대신 상상인증권을 통해 CB를 발행하고, CB를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이 되사간 것이다.

두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이자율은 다소 감소하더라도 대출보다 규제가 약한 CB 투자를 통해 사실상 대출 규모를 키워 더 높은 이자 수익을 기대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아스타는 2017년 기술특례 상장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데뷔했으나, 상장 이후 매년 영업 적자를 보고 있다. 2024년 기준으로는 연 매출이 34억원에 그쳤다. 규제를 적용받는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대출을 크게 늘릴 수 없는 재무 상태다.

현행 법령에 따르면 대출은 감독 당국의 건전성 규제 대상에 해당한다. 저축은행은 대출 건전성 확보를 위해 상환 능력과 채무불이행 가능성에 따라 대출 금액의 일부를 충당금으로 적립하는 등 규제를 적용받는다. 아스타의 재무 상태를 고려했을 때 기존 8억원 대출을 30억원으로 늘리는 것이 사실상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CB를 비롯한 발행채권은 국제회계기준에 따라 금융자산으로 분류돼 이 같은 규제를 받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