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철도차량 제작사 다원시스가 유망 사업부를 분리한 뒤, 대주주 일가의 개인회사로 지배력을 이전해 주주 가치를 훼손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최근 철도차량 납품 지연과 선급금 문제로 정부의 강한 질타를 받은 데 이어, 핵심 사업부 이관을 둘러싼 지배구조 논란까지 겹치면서 투자자들의 불신이 깊어지고 있다.

다원시스 로고. /다원시스 제공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다원시스는 지난달 공시를 통해 100% 자회사였던 ‘다원파워트론’에 대한 지분율이 46.73%로 낮아졌다고 밝혔다.

다원파워트론은 올해 6월 다원시스가 반도체 전원장치(PSU) 사업부를 사업양도 방식으로 넘겨 설립한 신설 법인이다. 설립 당시만 해도 다원시스의 완전 자회사였으나, 불과 3개월 만에 관계기업으로 지위가 바뀌었다.

이러한 지분율 변동의 배경에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가 있다. 이번 증자에는 HB인베스트먼트와 함께 ‘다원유니버스’가 주요 주주로 참여했다. 문제는 다원유니버스가 박선순 다원시스 대표와 그의 아들 박병주 씨가 이사로 등재된 사실상의 개인회사라는 점이다. 이를 두고 소액주주연대는 대주주 일가가 비상장사를 이용해 상장사의 알짜 사업 이익을 가로채는 전형적인 ‘터널링(기업가치 유출)’ 행태라며 강력히 비판하고 있다.

한 주주연대 관계자는 “반도체 전원장치 등 핵심 사업을 보고 다원시스에 장기간 투자해 왔는데, 회사가 주주들에게 충분한 설명 없이 핵심 사업을 분리한 데 이어 대주주 일가가 개인회사를 통해 해당 법인의 지배력을 확보했다”며 “이로 인해 기존 주주들의 핵심 사업에 대한 지배력이 구조적으로 약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과거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의 사용처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다원시스는 2022년 유상증자를 통해 반도체 설비 투자에 50억원, 원재료 구입에 378억원 등 총 428억원을 반도체 사업에 투입하겠다고 공시했다. 그러나 이후 해당 반도체 사업이 신설 법인인 다원파워트론으로 이전된 데다 모태 기업인 다원시스의 지분율은 절반 이하로 떨어진 상태다.

특히 시설자금으로 책정된 150억원 중 실제 집행된 금액은 30억원에 불과해 자금 유용 논란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분기별 순차적인 시용시기가 도래하지 않았다”며 “영업 상황에 따라 사용계획에 준해 사용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반도체 사업 부문의 위험이 다른 사업 부문으로 전이되지 않고자 내린 결정이었다”며 “다원시스의 다원파워트론에 대한 실질적 영향력은 그대로 유지된다”고 했다.

한편 다원시스는 본업인 철도 사업에서도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열차 납품 지연 사태를 두고 “정부 기관이 사기당한 것 같다”고 발언한 이후 주가가 하루 만에 26% 급락한 바 있다. 국토교통부는 한국철도공사가 발주한 ITX-마음 철도차량 납품 지연과 관련해 다원시스를 계약 위반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한 상태다.

NH투자증권 나무앱에 따르면 이날 기준 개인 투자자의 평균 매수가는 1만4935원으로,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73.51%다. 손실 투자자 비율은 100%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