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H지수 사태의 충격으로 위축됐던 파생결합증권 시장이 국내외 증시 상승세에 힘입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원금은 최대한 지키면서 예금 금리 이상의 추가 수익을 노리는 이른바 ‘중위험·중수익’ 자금이 대거 유입되면서 발행액과 잔액이 동반 상승하는 모습이다.

금융감독원. /금융감독원 제공

3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파생결합증권 잔액이 89조5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2조4000억원 증가했다. 발행액(19조8000억원)이 상환액(16조3000억원)을 웃돌며 전체 규모를 키웠다.

파생결합증권은 주가, 이자율, 환율, 원유, 곡물 등 기초 자산의 가격 변동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유가 증권을 말한다. 주가나 지수를 기초 자산으로 하는 상품은 일반적으로 주가연계증권(ELS),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가 있다. 채권, 원자재, 환율 등을 기초 자산으로 하는 경우는 파생결합증권(DLS), 파생결합사채(DLB)라고 한다. 금감원이 이번에 발표한 데이터는 ELS, ELB, DLS, DLB를 모두 파생결합증권으로 통칭했다.

특히 주가연계증권(ELS)의 부활이 눈에 띈다. 올해 3분기 국내외 주식이 상승함에 따라 ELS 투자 수요가 증가하면서 ELS 발행액은 전년 동기 대비 3조4000억원(35.9%) 증가한 12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원금 지급형은 7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조8000억원(34.9%) 증가했으며, 원금 비보장형도 전년 동기 대비 1조5000억원(37.1%) 증가했다.

기초 자산별로는 코스피200이 5조6000억원, S&P500이 4조1000억원, 유로스탁50이 3조6000억원, 니케이225가 1조4000억원이다. 국내와 미국 증시가 지속 상승함에 따라 코스피200과 S&P500 기초 ELS에 대한 투자 수요가 증가했다.

DLS는 올해 3분기 7조1000억원 발행됐다. 전년 동기 대비 2조3000억원 늘었다. 이 중 원금 지급형 발행액은 전년 동기 대비 2조원 증가한 5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예금 상품 대비 초과 수익을 기대하는 투자 수요가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3분기 ELS 투자 손익은 연 5.4%로 전년 동기 대비 4.6%포인트(p) 증가했다. DLS 투자 손익률도 전년 동기 대비 0.2%p 증가한 연 2.2%를 기록했다.

금감원은 “최근의 국내외 증시 상승 기조가 유지될 경우, 당분간 ELS 발행 규모는 지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다만, 글로벌 증시 변동성 확대에 따른 투자자 손실 우려를 감안하여 ELS 발행 동향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