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크게 성장하며 순자산 규모가 300조원에 육박했다. 국내외 증시 활황과 투자자 관심 확대가 맞물리며 자금 유입 속도도 한층 가팔라졌다는 평가다.

아울러 코스피지수가 고공행진하면서 국내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의 수익률이 두드러졌다.

2025년 국내 증시 폐장일인 3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 전광판에 증시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뉴스1

30일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2025년 ETF·ETN 시장 결산’ 자료에 따르면, 이달 29일 기준 ETF 시장 순자산총액은 297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보다 71.2%(123조6000억원) 증가한 수치다.

ETF 순자산은 2020년 52조원에서 2021년 74조원, 2022년 78조5000억원, 2023년 121조1000억원, 지난해 173조6000억원으로 성장세를 이어왔다. 올해 들어 국내외 증시가 강세를 보이면서 증가 폭이 더욱 확대됐다.

순자산총액 상위 3개 종목이 전체 ETF 시장의 11.1%를 차지했다. TIGER 미국 S&P500 ETF가 12조6000억원으로 가장 컸고, KODEX 200(11조7000억원),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8조7000억원)가 뒤를 이었다.

코스피 시장 강세에 힘입어 코스피200을 기초지수로 하는 KODEX 200의 순자산총액은 전년 대비 107.3%(6조2000억원) 증가했다.

ETF 상장 종목 수는 1058종목으로 집계됐다. 올해 173개 종목이 새로 상장된 반면, 50개 종목은 상장 폐지됐다.

올해 ETF 시장으로 유입된 순자금은 77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72.8%(32조7000억원) 늘었다. 국내 단기금리 상품과 금 등 원자재 ETF, 미국 시장 대표지수 ETF를 중심으로 자금 유입이 두드러졌다.

거래대금도 크게 증가했다. 올해 ETF 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5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3조5000억원 대비 57.5% 늘었다. 이는 코스피 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의 44.3%에 해당하는 규모다.

투자자별 거래대금 비중은 개인이 30.4%로 가장 컸고, 외국인 22.2%, 기관투자자(LP 제외) 18% 순으로 나타났다.

올해 ETF 시장 평균 수익률은 34.2%를 기록했다. 국내 주식형 ETF 수익률이 64.8%로 해외 주식형(17.2%)을 크게 웃돌았으며, 원자재 ETF 역시 높은 수익률을 나타냈다.

상품 유형별로는 국내 주식형 ETF 거래가 가장 활발했다. 전체 ETF 시장 일평균 거래대금 5조5000억원 가운데 64%를 차지했다. 특히 코스피200 등 국내 시장 대표지수 ETF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전년 대비 6700억원(41%) 증가했다.

한국거래소는 “투자 테마의 다변화와 퇴직연금 자금 유입에 힘입어 ETF 시장 순자산총액이 300조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며 “ETF가 국내 증시의 핵심 자산군으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다.

한편 상장지수증권(ETN) 시장의 지표가치총액은 19조원으로, 전년 말(16조8000억원) 대비 13.1% 증가했다. 상장 종목 수는 385종목으로 전년(412종목)보다 27종목 줄었다.

원자재 종목을 중심으로 만기도래 상품이 늘어난 데다, 발행사들이 상품 라인업을 정비하며 자진 상장폐지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올해 ETN 시장 평균 수익률은 22.68%로 집계됐다. 상승 종목은 174개로, 하락 종목(131개)보다 많았다. 국내 주식형 ETN 수익률은 61.58%로 해외 주식형(23.44%)을 크게 상회했다.